'북중러 밀착 과시' 푸틴, 블라디 동방경제포럼 본회의 연설 주목
'트럼프 관세 대응' 브릭스 회의도…美패권 견제 공동행동 나서나
엇갈리는 이해 속 '한계' 관측도…브릭스 의장 "반미 원하지 않아" 수위 조절
SCO·中열병식 이어 동방포럼·브릭스…'反서방 세결집' 이어간다
'북중러 밀착 과시' 푸틴, 블라디 동방경제포럼 본회의 연설 주목
'트럼프 관세 대응' 브릭스 회의도…美패권 견제 공동행동 나서나
엇갈리는 이해 속 '한계' 관측도…브릭스 의장 "반미 원하지 않아" 수위 조절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맞서려는 반(反)서방 연대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이번 주 중국에서 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이어 러시아의 동방경제포럼(EEF)과 브릭스 화상 정상회의(BRICS)가 잇따라 개최되면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등으로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약화하는 틈을 미국의 전략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파고드는 양상이다. 이들을 주축으로 한 미 패권 견제 세력화가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오는 6일까지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에서 제10차 동방경제포럼(EEF)이 개최된다.
'극동: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70여개국의 정부 관계자 및 기업가 등 4천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EF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역점 과제인 극동 개발을 모색하기 위해 열리는 러시아 정부의 행사로, 2015년 처음 시작됐다.
푸틴 대통령은 거의 매년 EEF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양자회담 등을 열며 이곳을 주요 외교의 장으로 활용해왔다.
특히 올해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주 SCO 정상회의와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각각 양자회담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압박 받는 가운데 '북중러 밀착'을 과시한 것이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이 5일로 예정된 EEF 본회의 연설에서 대미 메시지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가 미국에 '도전장'을 내미는 듯한 발언을 할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고려한 정제된 수위의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우크라이나의 행정부 수반 대행'이라고 깎아내리며 "회담할 준비가 됐다면 모스크바로 오라"고 비꼬았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EEF의 경우 국제적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김 위원장까지 자리한 중국에서의 일정에 비해 주요국 정상들의 참석이 비교적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번 EEF에는 손사이 시판톤 라오스 총리, 곰보자빈 잔단샤타르 몽골 국회의장,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한국 정부 대표로는 하병규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가 참석한다.
EEF에 이어 오는 8일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경제국 모임인 브릭스 정상들이 화상회의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브라질 주최로 열리는 이날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각국에 부과한 관세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아울러 '다자주의' 연대를 위한 의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중국 등 브릭스 국가들은 현 세계 질서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규정하며 미국 등 서방이 일방적으로 구축한 규범을 넘어 다수를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반미 연대 움직임이 실질적인 공동행동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에 걸린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각국이 자신들의 손익 계산에 따라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반미 결속을 주도하는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숙제'로 안고 있고,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압박을 피하기 위해선 고도로 '조율된'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번 브릭스 회의를 주재하는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도 이 회의가 반미 성격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브라질 당국자들이 관련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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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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