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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서 어선 불타자…바다서 나타난 '새만금119'가 14분 만에 껐다

중앙일보

2025.09.04 00:12 2025.09.0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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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진입로 없고 방파제서 10m 떨어져

4일 오전 8시4분쯤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비응항. “비응항 좌측 방파제 부근에 정박한 꽃게잡이 소형 바지선에서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바지선에선 시뻘건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선박 내 휘발유가 연소 중이었다.

4일 오전 8시4분쯤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비응항 부근에 정박된 소형 바지선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소속 소방정 '새만금119호'가 현장에 출동해 고성능 소방펌프 2대를 이용해 불을 끄고 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전북소방본부 “신속히 출동해 대형 피해 막아”

바지선 주변에 LPG(액화석유가스) 통을 비롯해 다른 선박 수십 대가 다닥다닥 붙은 채 정박 중이어서 자칫 불이 옮겨붙으면 대형 화재로 번질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화재 현장은 자동차 진입로가 없는 데다 방파제에서 10m가량 떨어져 있어 소방차 등 육상 장비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이때 바다 쪽에서 소방정 ‘새만금119호’가 나타났다. 오전 8시16분쯤 현장에 도착한 새만금119호는 고성능 소방펌프 2대를 이용해 불타는 바지선에 소화수를 발사했다. 직경 65㎜ 방수포 총 4기에서 세찬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결국 오전 8시30분쯤 바지선을 삼킨 불길이 완전히 잡혔다. 군산 앞바다에서 대기 중이던 새만금119호가 출동 명령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지 14분 만이었다.

이와 관련, 이경승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119특수대응단장은 “도내 유일한 소방정인 새만금119호가 신속히 현장에 출동해 화재를 진압, 대형 피해를 막았다”며 “불길이 다른 선박이나 시설로 번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바지선 1척이 전소하고, 냉장고·발전기 등 집기류가 불에 타는 등 소방서 추산 1155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바지선엔 아무도 없었고, 지나가던 주민이 신고했다”며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했다.

새만금119호의 화재·구조·구급·훈련 등 활동 실적. 2016년 12월 취항 이후 올해 현재까지 10년간 화재·구조·구급·훈련 등 총 1791건(연평균 200건 이상) 출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


道, 46억 들여 건조…2016년 취항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새만금119호는 서해안 항·포구와 도서 지역에서 발생하는 선박 화재 진압과 선원 구조·구급 등을 전담하는 배다. 2016년 12월 취항 이후 올해 현재까지 10년간 화재·구조·구급·훈련 등 총 1791건(연평균 200건 이상) 출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도는 해양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46억원을 들여 새만금119호를 건조했다. 64t급(길이 30.7m, 폭 5.4m, 깊이 2.5m) 규모로 최고 속력은 시속 50㎞(27노트)다. 최대 14명이 승선할 수 있다. 분당 4000L 소화수를 방사할 수 있는 고성능 소방펌프 2대와 포소화설비(물과 약제가 혼합된 용액을 만들어 질식·냉각 효과를 통해 불을 끄는 설비)·인명 구조 장비·구급 장비 등을 갖췄다.




김준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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