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손흥민(33, LA FC)이 미국 대표팀을 지휘하는 '옛 스승' 마우리시오 포체티노(53)를 다시 한 번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축구 데이터 전문 매체 '스쿼카'는 4일(한국시간) "마우시리오 포체티노 감독이 미국 대표팀에서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누구보다 잘 아는 제자 손흥민이 오히려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 홋스퍼를 이끌던 시절 해리 케인과 손흥민을 앞세워 구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후 파리 생제르맹과 첼시를 거쳐 지난해 미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로는 성과가 신통치 않다. 네이션스리그와 골드컵에서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스위스와의 평가전에선 0-4 참패를 당하기도 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으로 본선 직행이 확정된 덕에 실험 위주의 운영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지만, 결과 부족에 대한 비판이 더 큰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7일 뉴저지에서 열릴 한국과의 평가전은 포체티노 감독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스쿼카는 손흥민의 최대 강점으로 '트랜지션 공격'을 꼽았다. 2016-2017시즌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역습 상황 슈팅을 손흥민보다 많이 기록한 선수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뿐이다. 지난 시즌에도 그는 해당 지표에서 리그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이 포체티노 감독 특유의 공격적인 풀백 전술을 유지할 경우, 오히려 손흥민의 빠른 전환 플레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동료와의 호흡도 무시할 수 없다. 손흥민은 케인뿐만 아니라 제임스 매디슨 같은 창의적인 미드필더들과도 찰떡궁합을 이뤘다. 중원으로 내려와 빠른 원투 패스를 전개하거나, 안쪽으로 파고들며 크로스를 올리는 장면은 그의 전매특허다. 이미 MLS에서도 90분당 평균 4회 이상 찬스를 창출하고 있다는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대표팀에서는 이 역할을 이강인(PSG)이 맡는다. 한국의 공격은 포체티노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게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공간 활용 능력도 경계 요소다. 스쿼카는 "손흥민은 언제 어디서든 골을 만들 수 있는 선수이지만, 더 두려운 건 수비수들이 미처 보지 못한 공간을 찾아내는 감각"이라고 전했다. 결국 맨마킹을 하든, 라인을 지키든 수비진에게 높은 집중력이 요구되며, 단 한 번의 실수로도 미국이 치명적인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언급된 것은 '컷인 피니시'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아 안쪽으로 파고들며 골문을 위협하는 플레이를 꾸준히 이어왔다. 상대가 예측하고 있음에도 빠른 스피드와 양발 활용 능력으로 막기 어려운 장면이 많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에서 지난 10년간 박스 바깥에서 손흥민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단 네 명뿐이다.
데이터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손흥민의 오랜 유럽 무대 경험과 MLS에서도 입증된 영향력, 그리고 포체티노가 직면한 전술적 난관은 충분히 교차하는 지점이 있다. 사제지간으로 다시 만나는 두 사람의 재회가 어떤 그림을 만들어낼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