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격변의 축' 단결 과시…의미있는 협력 발전은 의문"
미 전문가 "북중 긴장은 은폐…시진핑, 김정은 완전히 승인은 안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난 3일(현지시간)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중국, 북한, 러시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단결을 과시했지만 의미있는 협력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격변의 축'으로 불리는 북·중·러 지도자들은 베이징에서 레드카펫을 함께 걸으며 서방에 맞서 세를 과시했다. 격변의 축은 민주주의가 약하고 내부 통제가 과도해 세계적 혼란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나라들을 칭하는 용어다.
이들 모두 강한 수사적 메시지를 보내긴 했지만, 향후 계속해서 협력하는 블록(bloc)으로서 일관된 행동을 보여줄지 아니면 서방에 맞서 유리할 때만 협력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미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미 CNN 방송은 보도했다.
미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을 지낸 베스 새너는 CNN에 "지금까지 소위 격변의 축은 대체로 양자관계였다"며 "이번 일은 미국과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을 직접 겨냥한 사진 촬영 기회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와 하드 파워를 강력하게 과시한 것"이라며 "'멈출 수 없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안적 질서에 대한 '중국의 비전'을 강조했다"고도 했다.
그는 "하지만 이는 특히 중국과 북한 간에 내재한 긴장은 가려졌다"며 "이것이 의미 있는 3자 협력으로 발전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보당국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했던 시드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여전히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일러 고문은 시 주석이 여전히 "완전한 승인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다"며 "시 주석 입장에서는 약간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 간의 심화하는 관계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풀이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인도·태평양 문제를 담당했던 일라이 래트너는 중국이 글로벌 리더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고 단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래트너는 "일본인도, 유럽인도 거기 없었다"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전날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OC) 정상회의에는 참석했지만 전승절 전에 떠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중국은 반미, 반서방 연합에서 점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군사력에선 배제돼 있다"며 "중국이 승리하고 미국이 패배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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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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