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코미디언 배연정이 두달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4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배연정이 출연해 어머니를 먼저 떠나보낸 후 무기력해진 일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1세대 원조 미녀 개그우먼으로 꼽히는 배연정은 현재 방송인 겸 사업가로 활동 중이며, 29년째 소머리국밥집을 운영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촬영이 진행된 날 아침에도 남편의 아침을 챙겨주며 하루를 시작한 배연정이지만 유독 얼굴빛이 어두웠고, “밤에 잠을 자도 몇 번씩 깨니까 잠을 잔 것 같지 않다”면서 고민을 털어놨다.
가수로 데뷔한 배연정은 우연히 코미디계에 발을 들이면서 미녀 개그우먼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IMF로 인해 기세가 꺾었다. 배연정은 “출연료가 많이 나가는 사람부터 일자리가 없어졌고, 남편에게 국밥집을 하자고 제안한 뒤 어머니로부터 김치를 받았다. 국밥집이 너무 잘되면서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방송 화면 캡처
식당이 한가한 때, 배연정은 어머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남편은 “문득 생각나는 건 알겠지만 이렇게 하지 말아라. 기분 끌어 올려 놓으면 다운되지 않냐”면서 질책했다. 남편은 “어머니 하나만 믿고 살다가 돌아가셨으니까 이제 혼자가 되지 않았냐. 나만 없으면 영상 보고 울고 하니까 식욕도 잃고 기분도 다운 되고 모든 게 다 의욕이 없어지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배연정은 “엄마가 얼굴은 물론 입술까지 하얘서 하혈을 하는데 자궁암이었다. 몸이 성한 데가 하나도 없었다. 배가 아프다고 해서 보니 맹장이 터져서 복막염이 됐다. 수술을 하고 왔더니 이번에는 탈장이 됐다. 그런 수술부터 시작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한 데가 없다. 그리고 치매도 시작됐다”면서 안타까운 가족사를 떨어놨다.
방송 화면 캡처
치매로 인해 어머니의 거동이 어려워지자 남편도 나섰다. 남편은 “처음 1년, 2년은 엄청 고생했다. 배변 치우는 것, 기저귀 가는 것, 목욕시키는 것부터 순서를 모르지 않나.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전문적인 지식을 배워야겠다 싶어서 요양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장모님도 가족이지 않나”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방송 화면 캡처
두달 전 돌아가신 어머니 방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배연정은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어머니의 방을 청소하면서 “안 계신다고 버리면 엄마를 같이 버리는 기분이다. 그래서 못 버린다. 그래서 이걸 계속 닦는다. 살아계실 때처럼 똑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연정은 어머니의 옷도 버리지 못한 상태로, “형제가 있거나 아빠가 있거나 일가친척이 많았다면 의지했겠지만 아무도 없다. 외갓집 다 돌아가시고 본가 다 끊겼다”며 “엄마가 건강한 분이 아니고 계속 병치레를 하다 보니까 남이 볼 때는 유난 떤 것 같아도 나는 어머니와 밀착된 관계였다. 그래서 마음이 이렇게 된 것 같다. 천애고아가 된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방송 화면 캡처
남편이 배연정을 걱정하는 건 건강 때문이었다. 남편은 “일주일에 14개씩 프로그램을 할 때였는데 얼굴색이 안 좋아서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보니 췌장에서 종양 3개가 발견됐다. 암으로 가기 직전이었다”고 밝혔다. 배연정은 “4년 동안을 걸음도 못 걸었다. 40kg면 많이 나갈 정도였다. 계속 안 먹으니까 음식 냄새 맡으면 토악질이 나오고 그랬다. 다리 근육도 다 빠져서 남편이 나를 업고 다녔다”고 말했다.
방송 화면 캡처
배연정은 진미령을 만났다. 연예계 활동을 하며 만나 자매와도 같은 사이가 된 진미령도 지난해 모친상을 당했다. 진미령은 “지금도 문득문득 생각난다. 그때는 듣기 싫었던 잔소리가 지금은 눈물이 핑 돈다”고 심경을 전했다. 배연정은 “두달 조금 안됐는데 눈물만 쏟아지고 잘 못해드린 것만 생각난다”고 자책했고, 진미령은 “언니 좀 편안하게 남은 인생 살라고 먼저 가셨다고 생각하라”고 위로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