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EU 집행위원장 항공기 GPS 교란 없었다"
"러시아의 노골적 전파방해" 나흘 만에 말 바꿔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태운 항공기가 GPS(위성항법시스템) 신호 교란을 당한 사실이 없다고 불가리아 정부가 4일(현지시간) 밝혔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로센 젤랴스코프 불가리아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집행위원장 비행기가 방해받지 않았고 인구 밀집지역에서 흔한 부분적 신호 장애만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젤랴스코프 총리는 "비행기록을 확인한 결과 조종사로부터 우려할 만한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항공기가 대기 구역에서 5분간 선회하는 동안 신호 품질은 계속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로즈단 카라조프 부총리 겸 교통장관도 현지 bTV방송에 "우리 민간기관과 군 기록에 따르면 그 항공기의 GPS 신호가 끊겼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팩트가 단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태우고 불가리아 플로브디프 공항에 착륙하려던 항공기가 GPS 신호 방해를 받았다는 유럽 당국자들 주장과 반대다.
아리아나 포데스타 EU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1일 "불가리아 당국으로부터 러시아의 노골적 전파 방해로 의심된다는 정보를 받았다"며 "이번 사건은 집행위원장이 최전선 회원국에서 하는 임무의 시급성을 오히려 강조한다"고 주장했다.
EU 집행위원회는 GPS 교란 행위에 대응하고 탐지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저궤도 위성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그들(러시아)이 이런 일을 다시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시 항공기가 공항 상공을 1시간 동안 선회한 끝에 조종사가 아날로그 지도에 의존해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항로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는 데이터 분석 결과 예정 비행시간이 1시간48분, 실제 비행시간은 1시간 57분이었다고 밝혔다. 착륙이 9분 늦었다는 얘기다. 또 항공기 트랜스폰더(신호송수신장치)가 이륙부터 착륙까지 GPS 신호 품질이 양호하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불가리아 당국은 이 항공기가 무선신호를 이용한 백업 시스템을 갖춰 착륙하는 데 종이지도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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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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