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의 조선산업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 조선산업의 국제경쟁력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GA)”는 국가 비전을 결합하여 미국의 조선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는 한미조선협력(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한국의 조선산업이 세계 최강대국의 산업 및 국가 경쟁력 부활의 필수 협력 대상으로 선택될 만큼 발전하였다는 점을 가장 상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명령 및 백악관을 포함한 미국 정부의 2025년 문서들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의 조선업과 해양산업은 ‘심각한 침체 현실’에 직면해있다. 문서에 따르면 “세계 조선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은 각각 0.2%와 74%를 차지하고 있다. 해상운송용 컨테이너와 선박-육상(STS) 크레인 생산에서 미국은 둘 다 0%이나, 중국은 96%와 80%를 점유하고 있다. 상업 선박 건조량은 1% 미만 대 50% 점유로 차이가 난다. 미국 항만에는 중국 국유 소프트웨어가 설치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안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 조선업의 끔찍한 실상이다.
조선 협력, 한·미 번영의 주춧돌
해양·해군 협력도 함께 성사되면
북핵 저지 위한 최강 안전판 될 것
해양동맹과 대륙 공존 지혜 절실
결국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와 경제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국내 해양 산업과 인력을 활성화하고 재건하는 것”을 정책목표로 삼는 ‘해양행동계획 수립을 위한 대통령 명령’을 공포하였다. 거기에는 ‘동맹국과의 연대방안’도 포함된다. 미국의 한 전문기관은 상업용 선박의 경우 한국과 일본이 각각 30%와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한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러나 조선업과 해양력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과제는 결코 미국만의 비전일 수 없다. 한국에게도 필수 과제다. 현실을 보자. 조선업 생산지수(2020년=100)는 2009~12년 212~211이었으나 현재는 134(2024년)로 떨어져 있다. 수출액 역시 566억 달러(2011)에서 256억 달러(2024)로 절반 이하로 추락하였다. 연구개발비 액수와 비율도 현저히 줄었다. 종사자 수는 거의 3분의 1이나 감소하였다.
국가의 특정 산업 수출비중을 세계의 해당 산업 수출비중으로 나누는 ‘현시 비교우위’ 지수(RCA) 역시 10점대(2008~09)에서 현재는 5점대(2024년)로 절반 이상 추락하였다.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자. 한국이 중국의 5배 수준(20% 대 4%, 2000년)으로 한국 절대 우위였던 21세기 초반을 지나, 격렬한 경쟁을 거친 뒤 최근에는 한국이 거꾸로 중국의 2/3 수준으로 떨어졌다(14% 대 22%. 2023년).
해양력의 표상인 해군력을 보면 미·중 사이에는 아직 세계 해군 대 역내 해군의 차이가 있지만, 미국 조선업의 붕괴로 일부 함대 단위의 경우 중국이 앞서 있다는 국제지표가 많다. 대만을 비롯한 제1도련선을 넘어 점차 태평양을 향한 제2도련선을 작전 시야에 품고 있다는 진단도 많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조차 ‘중국의 해군력 팽창은 미국 해군의 조선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조선업은 해군, 즉 국가가 유일한 발주처이며, 민간 시장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숙련 기술, 민간 시장, 노동력, 국가경쟁력이 함께 붕괴된 것이다. 빅테크 번영과 제조업 붕괴의 압축 단면이다. 가까운 동맹국과 ‘진정으로 통합된 연합함대를 구축하라’는 미국 내부의 최근 제안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다.
한국의 관점에서 보면 조선협력을 넘는 또 하나의 MASGA로 한·미 해양·해군 협력(Make American Seapower Great Again)이 있다. 만약 자본·기술·인력, 그리고 훈련·운용·배치·항행의 차원에서 이 두 번째 MASGA를 미국 핵 항모(현대화)에 실제 적용할 수만 있다면,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사실상의 핵국가로서 북핵 저지를 위한 최강의 안전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지금은 조선 협력을 필두로 해군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 나아가 대륙국가에서 해양국가로의 대전환을 통해 한국의 문명국가로의 대도약을 가능하게 했던, ‘한·미동맹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lliance Great Again)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트럼프의 좌충우돌하는 MAGA를 이 새로운 MAGA로 안고 넘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해양과의 동맹 및 세계 진출(이승만·박정희)을 바탕으로 선진 문명의 위치에서 대륙을 품었다(노태우·김대중). 이제 그 방식을 다시 활용하여, 갈라지는 세계를 연결하고 한반도를 항구평화의 기둥으로 세워나갈 원려(遠慮)가 절실하다. 항구평화를 향한 안중근의 언명처럼 원려가 없으면 대업도 없다. 이미 우리는 한국전쟁과 세계동맹, 서울올림픽과 동서 연결, 반도체 세계 제패를 비롯해, 두 MASGA와 새 MAGA에 앞선 대업의 사례를 여럿 갖고 있다. 문명은 늘 바다에서 결판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