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렌 김, 북중정상회담 평가…"中이 북핵용인 결정했다고 확신하긴 일러"
"김정은, 비핵화의 벽 더 높여…트럼프와의 대화 급하지 않게 돼"
美전문가 "비핵화 거론안한 中…북핵 국제공조 더 어려워질수도"
엘렌 김, 북중정상회담 평가…"中이 북핵용인 결정했다고 확신하긴 일러"
"김정은, 비핵화의 벽 더 높여…트럼프와의 대화 급하지 않게 돼"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언급 없이 협력을 강조한 4일(중국 현지시간)의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핵 문제와 관련한 국제 공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가 진단했다.
엘렌 김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부장은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중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한 양국 발표물에 비핵화에 대한 내용이 없는데, 북한측에서 거부하고 중국이 그것을 수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아마도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더 우선시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그러면서도 "중국이 북핵을 용인하기로 했느냐는 질문을 하자면 아직은 확신을 갖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유보적인 분석을 내 놓았다.
그와 동시에 김 부장은 북한의 우크라이나전쟁 참전을 계기로 한 북러관계의 급진전 속에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북중간 협력 관계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더 긴밀해질 경우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은 더욱 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에 중국이 충실히 협력했느냐는 점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근년들어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제재 강화에 반대하는 한편 기존 제재 이행도 엄격하게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근 몇년간 북한이 러시아에 많이 기울어졌지만, 북한 정권을 진정으로 지탱하는 것은 중국의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원조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중국이 대놓고 북핵 관련 협조를 안한다면 지금도 잘 안 되고 있는 북핵 관련 국제 공조가 더 힘들어지는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그러면서도 "당장 이번 북중정상회담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가 대북정책의 목표라고 발표했고, 여기에 대해 북한은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는데, 이번에 북러,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등에 업고 비핵화의 벽을 더 높였다"며 "이 두 나라의 지원이 있으면 북한으로선 미국과의 대화가 급하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조바심이 나는 쪽은 한미일인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시도를 하느냐 마느냐는 일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전승절(9월3일) 행사 계기에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6년만에 재회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비핵화 문제에 대한 언급없이, 양국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발전시킨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공정한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유엔 등 다자 플랫폼에서 계속 조정을 강화해 양측의 공동이익과 근본이익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 강화를 계속 막아줄 것을 당부한 취지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