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독일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유럽 예선 원정경기 사상 첫 패배를 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5일(한국시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의 테헬네 폴레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유럽 예선 A조 1차전 슬로바키아와의 원정경기에서 0-2로 충격 패했다. 독일은 이날 70%에 가까운 공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으나 골 결정력 부족에 고개를 숙였다. 슈팅 수는 14회로 8회의 슬로바키아보다 많았지만, 유효슈팅 수는 오히려 4-5로 뒤졌다.
같은 날 북아일랜드가 룩셈부르크를 3-1로 이겨 독일은 조 최하위로 처지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은 12개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조 2위 12개국이 조 3위 이하 팀 중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성적 상위 4개국과 함께 다시 네 팀씩 4개 그룹으로 나뉘어 토너먼트 방식의 플레이오프를 치러 남은 4장의 월드컵 본선행 티켓 주인을 가린다. 월드컵에서 네 차례나 우승한 강호 독일이 월드컵 예선 원정경기에서 패한 건 역대 처음이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에 따르면 독일이 이전까지 원정경기로 치른 월드컵 유럽 예선 52경기에서 41승 11무, 독일 일간지 빌트는 47경기에서 37승 10무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옛 서독 시절을 포함해도 독일이 월드컵 예선에서 패한 것은 세 차례뿐이었다. 세 경기 모두 홈 경기였다. 또 독일이 월드컵 예선에서 두 골 이상 내주고 패한 것은 2001년 잉글랜드전 1-5 패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잉글랜드는 라이벌 팀이지만, 슬로바키아는 한 수 아래 전력이라는 점에서 독일의 이번 패배는 쓰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 독일은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지 18회 연속을 포함 통산 20번이나 월드컵 본선에 나섰다. 슬로바키아는 FIFA 랭킹 52위다. 체코와 분리 이후 2010년 남아공월드컵 출전이 유일하다. 이날 패배로 독일은 연패의 늪에도 빠졌다. 독일은 지난 6월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포르투갈(1-2), 프랑스(0-2)에 잇따라 패한 데 이어 3연패를 기록했다. 독일은 8일 독일 쾰른에서 북아일랜드와 홈 경기로 월드컵 예선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