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검찰, '강탈 명화 수십년 은닉' 나치 전범 딸 부부 기소
80년전 나치가 약탈한 기슬란디 '여인의 초상' 회수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약탈한 명화를 수십년간 은닉해온 나치 전범의 딸과 사위가 아르헨티나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AFP통신과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검찰은 나치 관리 프리드리히 카드기엔의 딸 파트리시아 카드기엔(58)과 그의 남편 후안 카를로스 코르테고소(60)를 다수의 미술품을 은닉한 혐의로 기소했다.
최근 아르헨티나 해안 휴양 도시 마르델플라타에 있는 이들의 집이 현지 부동산에 매물로 나왔는데, 매물 사진에서 후기 바로크 초상화가 주세페 기슬란디의 작품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Lady)'이 포착됐다.
이 작품은 1940년 나치의 침공을 피해 네덜란드에서 탈출하던 중 숨진 네덜란드 미술상 자크 구트스티커의 소장품으로, 80년 넘게 행방이 묘연해 나치가 약탈한 것으로 추정됐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고, 이들 부부는 결국 기슬란디의 '여인의 초상'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작품을 회수했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이 작품의 현재 가치를 약 5만달러(약 7천만원)로 추산했다.
또 당국은 네 차례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카드기엔 일가가 소유한 앙리 마티스의 1940년대 작품 22점과 출처가 아직 불분명한 다른 미술품도 여러 점 발견했다.
2차대전 당시 나치의 2인자 헤르만 괴링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은 구트스티커의 소장품을 약탈해 나눠 가졌다. 히틀러의 금융 고문이던 카드기엔은 약탈품을 남미로 옮기는 일을 맡았다.
전쟁 후 많은 나치 인사가 법망을 피해 남미로 도피했으며 카드기엔도 그 중 한명이었다.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카드기엔은 1978년 7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구트스티커 소장품 약 300점을 회수해 대부분 그의 유족에게 돌려줬으나, 아직 세계 곳곳에 쿠트스티커가 빼앗긴 다수의 작품이 흩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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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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