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책硏 "열병식 계기 대만해협서 러시아 변수 커질 것"
"시진핑, 유사시 푸틴에 '유럽의 대만지원 차단' 요청 가능성"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지난 3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대만해협의 문제에서 러시아의 변수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5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총통부 소속 싱크탱크인 중앙연구원 린정이 연구원은 전날 국책연구원문교기금회가 개최한 국제정세 동향 포럼에서 이번 열병식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린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협력이 이미 양자 관계를 뛰어넘어 제3국과의 합동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유사사태를 일으킬 경우 아마도 러시아라는 변수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린 연구원은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 등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도 자국 군용기로 대만 주변 지역 순찰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이어 러시아는 미국과 일본의 대만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타국이 대만을 돕지 못하게 하는 중국의 '반접근·지역 거부(A2/AD· Anti-Access Area Denial)' 전략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해협에서 유사사태가 일어날 경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유럽 국가의 대만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유럽에서 문제를 일으키도록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린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전이 끝날 수 있다면 미국이 중국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만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만담강대 양안관계연구센터 장우웨 주임은 시 주석이 이번 열병식을 통해 본인의 국제적 정치와 군사력 및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줬지만, 대만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달 열릴 가능성이 있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언급될 대만 관련 내용에 주의해야 하며 중국이 내달 25일 전후로 개최할 대만광복 80주년 행사도 유념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 군용기 17대와 군함 9척 및 공무 선박 2척을 각각 포착했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9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 및 서남 공역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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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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