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진출이 무산된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오현규(헹크)가 아쉬움을 털어내고 실력을 입증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현규는 대표팀이 미국과의 친선경기(7일)를 위해 훈련 중인 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취재진을 만났다. 그는 슈투트가르트(독일) 이적 불발과 관련해 "당사자 간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슈투트가르트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다 털고 회복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벨기에 리그 헹크에서 뛰는 오현규는 최근 슈투트가르트로의 이적설이 제기됐다. 이적료는 2700만 유로(약 440억원)로 추산됐다. 지난 1일엔 슈투트가르트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메디컬 테스트와 이적료 문제로 오현규의 이적은 불발됐다. 당시 독일 키커는 "메디컬테스트에서 오현규가 슈투트가르트의 의문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9년 전 오현규가 십자인대를 다쳤던 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슈투트가르트는 이적료로 2000만 유로를 고려했지만, 벨기에 언론에 따르면 헹크는 2800만 유로를 원했다"고 전했다.
오현규는 "큰 팀에서 기회가 오고 분데스리가에서 스트라이커로서 뛰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 될 것이기에 기대감이 있었지만, 슈투트가르트팀의 (여러) 상황이 있지 않았겠나"라며 아쉬워했다. 과거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던 점이 이적의 걸림돌이 됐다는 현지 보도에 대해선 "고등학교 이후로 한 번도 무릎이 아팠다거나 그것 때문에 쉰 적이 없다. 프로에서도 잘 활약했고, (스코틀랜드) 셀틱과 헹크도 다 갔다"고 말했다.
오현규는 2025~26시즌 초반 공식전 6경기에서 2골을 기록 중이다. 7일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평가전은 오현규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할 무대다. 오현규는 "그 팀(슈투트가르트)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기보다는 저 스스로 독기를 품고 강해져 시장에서 증명하겠다. 제가 어느 팀이나 원할 정도로 좋은 선수가 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있다고 해서 제가 좌절하고 슬픔에 빠지는 건 프로페셔널 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항상 좋은 일만 있으면 인생이 재미없지 않나"라며 "태극마크를 달고 이 자리에 온 것만으로도 행복한 순간이기에 다시 준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이번 미국전과 멕시코전(10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이 특히 기대된다. 대한민국 국민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전 세계에서 볼 것"이라며 "컨디션도 준비돼있는 만큼 경기장에서 기량으로, 골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미국전을 앞두고 홍명보팀은 '캡틴' 손흥민(LAFC)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내세우는 실험에 나섰다. 이른바 '손톱' 출격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이적한 LAFC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뛰고 있다. 그간 대표팀 명단에서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오가던 손흥민은 MLS 이적 후 처음인 이번 소집을 앞두고는 오현규,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더불어 공격수로 분류돼 최전방 기용 가능성이 제기됐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최전방에 나선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