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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승절 후폭풍, 그들도 움직였다…美·대만 비밀 국방회담

중앙일보

2025.09.04 23:53 2025.09.06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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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승절을 계기로 ‘신 반미연대’를 과시한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과 고위급 회담을 연달아 이어가면서 견제에 나섰다. 남중국해에선 호주와 필리핀의 군사 훈련과 중국의 순찰이 맞물리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라이칭더 총통이 대만을 방문한 로저 위커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5일 대만의 자유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추추이정 대륙위원회(MAC) 주임위원(장관급)이 방문단을 인솔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MAC는 대만의 중국 본토에 대한 정책과 교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기구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다루는 핵심 부서다. 추 주임위원의 미국 방문은 지난 5월 친미·독립 성향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취임 후 처음이며, 2018년 천민퉁 당시 MAC 주임위원의 방미 후 7년 만이다.

자유시보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 대만의 양안 정책을 설명하고 미국의 대중국 정책 방향을 파악하는 등 양측의 협력 강화를 위한 방미”라며 “싱크탱크에서 연설도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대만 정부의 고위급 교류는 지난 3일 중국의 전승절 기념식 전에도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미 국방부제드 로열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직무대행과 쉬쓰젠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부비서장이 비밀리에 만났다.

이는 전승절 열병식에서 앞서 미국이 중국 견제 차원에서 대만과 소통을 재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미국이 대만과 국방 분야의 장관급 회담을 취소한 뒤 두 달 만의 소통이었다. 미국은 당시 이란과 중동 이슈를 이유로 대만과의 회담을 취소했지만, FT는 “당시엔 (대만과 고위급 교류가)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 회담과 미·중 무역 협정 체결에 미칠 영향이 고려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군사 작전에 나서며 미국에 견제구를 날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사령부가 지난달 31일과 지난 3일 남중국해에서 남중국해 순찰을 했다고 보도했다. 각각 상하이협력기구(SCO) 톈진 정상회와 전승절 기념식이 열린 날이었다. 중국의 이번 작전은 지난달 15∼29일 호주·필리핀군이 남중국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합동 훈련을 벌인 것에 대한 맞불 성격도 담겼다.

인민해방군 남부전군사령부의 대변인인 톈쥔리 대령은 성명에서 “남중국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긴장을 조성하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항상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전승절 열병식에서 보여준 첨단 무기들이 중국의 우방국에 수출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SCMP는 “중국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면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미국과 같은 주요 생산국이 될 수 있다”며 “‘일대일로(一帶一路)’처럼 중국 정부가 방위 산업에 우선 대출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창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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