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33·LAFC)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역대 최고 이적료로 이적한 뒤 현지 무대와 구단을 흔들어놓고 있지만 미국 유력 스포츠 매체 ESPN은 이 영입을 ‘최악의 영입 2위’로 꼽았다. 숫자만 보고 내린 평가라는 비판이 따르는 이유다.
ESPN은 2일(이하 한국시간)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의문이 가는 이적 13가지를 선정했다. 13위 마르틴 수비멘디를 시작으로 제르송, 루이스 디아스, 킹슬리 코망, 마테우스 쿠냐, 알렉산더 이삭, 브라이언 음뵈모, 루이스 수아레스, 에베레치 에제, 마테오 레테기, 요아네 위사가 순위에 올랐다. 이들 이적은 시장가치 대비 과도한 이적료가 투입됐다는 점에서 평가 대상이 됐다.
손흥민은 2위였다. ESPN은 손흥민의 시장가치를 2000만 유로(324억 원)로 산정했으나 LAFC가 토트넘에 지불한 금액은 2200만 유로(357억 원)였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이자 33세 이상 선수에게 지불된 금액 중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ESPN은 “레반도프스키(4700만 유로), 호날두(1억 1700만 유로)에 이어 손흥민이 있다. 두 선수는 이적 후에도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했지만 손흥민은 MLS라는 덜 치열한 환경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LAFC에는 의미 있을 수 있으나 MLS 전체적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영입”이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이는 전형적으로 숫자와 나이만을 기준으로 한 피상적 평가라는 반론이 뒤따른다. 실제로 LAFC는 지난 8월 ‘손흥민 임팩트’를 직접 수치화했다. 구단 공식 발표에 따르면 손흥민 합류 이후 SNS 팔로워 수가 일부 플랫폼에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8월 한 달간 LAFC 관련 콘텐츠 조회 수는 약 339억 8천만 회로 무려 594% 증가했다. 언론 보도량도 289% 늘었다. 특히 가레스 베일 영입 당시보다 다섯 배 이상 큰 글로벌 파급력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현장 반응 역시 뜨겁다. 손흥민은 MLS 데뷔전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뉴잉글랜드전에서는 도움을 올렸다. 이어 FC 댈러스전에서는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을 포함해 유효슈팅 3회, 패스 6회를 기록했다. 3경기 동안 1골-1도움을 올리며 MLS ‘이주의 팀’에 2회 연속 선정됐고, MLS ‘이주의 골’ 후보에도 올랐다. LAFC 홈 경기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경기장은 태극기로 물들고 있다.
또한 손흥민은 LA 다저스 시구 행사에도 초청되며 로스앤젤레스 스포츠 문화 전반에 영향력을 미쳤다. 단순히 나이와 이적료만으로 평가하기엔,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주는 가치는 이미 MLS 전체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ESPN이 꼽은 최악의 영입 1위는 슈투트가르트를 떠나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닉 볼테마데였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