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궁사들 광주 모였다…세계양궁선수권 개막

한국에서 16년 만에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광주광역시에서 지난 5일 막을 올렸다. 역대 최장 기간 결승 경기가 열리는 이번 대회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산과 김우진, 임시현 등이 지난해 파리올림픽 당시 금메달 5개를 싹쓸이했던 영광을 재현한다.

2025세계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6일 “세계 최대 규모의 양궁대회가 오는 12일까지 8일간 광주 국제양궁장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홀수 연도마다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은 90여년의 역사를 지닌 국제양궁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꼽힌다.

지난 4일 ‘활의 나라’란 테마로 열린 전야제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3번째 세계양궁선수권대회다. 앞서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서울과 2009년 울산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세계양궁선수권은 전 세계의 리커브·컴파운드 부문 국가대표가 모두 참가하는 대회다. 올해는 총 76개국, 501명이 출전해 부문별 남녀 개인전·남녀 단체전·혼성전 등에서 10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대회 전부터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북한 선수단은 참가하지 않는다.

남자대표팀은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 등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출전한다. 세계랭킹 1위인 브래디 엘리슨(미국)과 마르쿠스 달메이다(브라질) 등이 한국팀과 경합을 벌인다.

여자대표팀은 파리 멤버 중 임시현만 남고 2명이 바뀌었지만, 기량은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안산(광주은행)이 대표팀에 복귀했고, 도쿄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강채영(현대모비스)도 합류했다. 디피카 쿠마리(인도)와 페니 힐리(영국) 등이 한국 여자부의 아성에 도전한다.

양궁선수권대회 결승 경기는 역대 최장인 6일간 옛 전남도청 앞인 5·18민주광장에서 개최된다. 조직위는 80년 5월 당시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이자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지에 특설 경기장을 설치했다.

오는 12일 열리는 결승전은 여자 리커브 개인전 16강~4강, 동메달 결정전, 금메달 결정전 등이 열린다. 이연 광주세계양궁대회 사무처장은 “이번 대회는 개·폐회식이 없어 마지막 결승전이 대회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며 “5·18의 상징 공간에서 열리는 양궁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광주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양궁의 레전드로 불리는 기보배 광주여대 교수는 이번 대회의 해설위원으로 참여한다. 광주여대 출신인 기 교수는 2004세계주니어선수권 금메달로 데뷔한 후 2010광저우아시아게임, 2012런던올림픽, 2016리우올림픽 등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광주시는 2015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이어 3번째로 국제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한다. 세계양궁선수권 조직위원장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평화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광주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울림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경호([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