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불펜 희망봉일까? 이강철 KT 위즈 감독을 매료시킨 루키가 등장했다. 2025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낙점한 우완 박건우(18)이다. 184cm 88kg 체격조건을 갖추었다. 최근 1군에 첫 콜업을 받아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투수조련에 일가견을 가진 이감독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은 시즌은 물론 내년 시즌 주축자원으로 성장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박건우는 지난 8월26일 데뷔 처음으로 1군 콜업을 받았다. 3경기에 출전해 3⅔이닝을 던졌다. 두 번이나 멀티이닝까지 소화했다. 2안타2볼넷을 내주고 7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실점은 없었다. 주로 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마운드에서 떨지도 않고 능숙하게 타자들을 상대하며 이닝을 삭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고교시절 많이 던져 올해 6개월 정도 쉬었다. 최근 2군에서 던지기 시작했는데 147~148km까지 나왔다. 그래서 불렀다. 불펜 피칭을 봤는데 볼이 잘 가지 않았다. 코치들에게 '뭐가 좋아서 불렀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도 1군에 왔으니 경기에 한 번 써보자는 마음으로 올렸다"며 웃었다.
그런데 데뷔전이 강렬했다. 8월 29일 수원 KIA전에서 1-10으로 크게 뒤진 8회 2사후 등판해 삼진 3개를 곁들여 퍼펙트 피칭을 했다. 직구와 커브를 위주로 구사하며 박재현 오선우 김석환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준수는 139km짜리 슬라이더를 구사해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데뷔전을 완벽하게 마쳤다.
이 감독은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까 완전히 다른 볼을 던졌다. 구속은 143~146km 정도인데 회전수가 좋고 게임도 괜찮게 운영했다. 변화구도 슬라이더에 커브까지 잘 활용했다. 지금까지 삼진을 7개 잡았다. 쫄지도 않고 능구렁이 같이 웃기도 했다. 확실히 고교때 많이 경기를 했던 친구라서 다르더라"고 극찬했다.
충암고 에이스로 3년 동안 무려 203이닝을 던졌다. 탁월한 제구에 구위도 좋아 1라운드 후보였다. 그러나 많은 투구 탓에 구속이 떨어지면서 1라운드 후보군에 밀렸고 KT의 2라우드(19순위) 낙점을 받았다. 이 감독은 "고교때 혼자 다 던졌다. 원래는 1라운드 후보였는데 구위가 너무 떨어졌다면서 다들 지명하지 않았다. 우리는 경험을 보고 지명했다. 볼이 가지 않아 체력훈련부터 다시 시켰고 이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제구와 구위에 배짱까지 두둑해 향후 성장세를 이루면 1군에서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불펜투수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KT는 가을 마무리 캠프에서 육성 플랜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생각보다 경기를 잘한다. 게임요령도 있다. 쉽게 난타당하는 볼이 아니다. 마무리 캠프에서 포크와 체인지업을 보강하면 될 것이다"며 기대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