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33·LAFC)이 다니엘 레비 회장의 25년 토트넘 역사에서 최고의 영입으로 꼽혔다.
팀토크는 6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을 떠나는 레비 회장의 영입 베스트10을 선정하며 손흥민을 1위에 올렸다. 이는 레비의 장기 집권 동안 숱한 영입과 실패가 반복된 가운데 손흥민의 성공 스토리가 단연 돋보였음을 보여주는 평가다.
2001년 3월 토트넘 회장에 취임한 레비는 약 25년간 구단을 이끌며 PL 최장수 회장으로 자리했다. 신구장 건설과 훈련장 현대화, 스폰서십 강화 등으로 구단 가치를 끌어올렸고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레비와 협상하는 것은 고관절 수술보다 어렵다”고 표현할 만큼 혹독한 협상가로도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팬들에게는 ‘우승 없는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남았다. 무관의 행진과 제한적인 투자, 짠돌이 행보는 꾸준한 비판을 불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 영입만큼은 레비의 모든 결정을 통틀어 가장 성공적인 선택으로 꼽힌다. 레비는 2015년 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을 2200만 파운드(380억 원)에 데려왔다. 당시에는 아시아 출신 공격수에게 지나치게 많은 돈을 썼다는 시각도 존재했지만 손흥민은 곧바로 의심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9시즌 동안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확실한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해리 케인과 함께 ‘케손 듀오’로 불리며 프리미어리그 최다 합작골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고 주장 완장을 차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토트넘 사상 첫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팀토크는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자 진정한 토트넘의 상징”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명단에는 루카 모드리치, 가레스 베일, 크리스티안 에릭센, 라파엘 판 더 파르트, 위고 요리스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델레 알리,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로비 킨, 저메인 데포도 가성비와 활약 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으로 꼽혔다. 반대로 로베르토 솔다도, 에메르송 로얄 등은 최악의 영입 사례로 언급됐다.
레비는 지난 5일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25년 집권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신구장 건설과 상업적 성과로 구단을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시켰으나 트로피 갈증을 끝내 해소하지 못했다.
그러나 손흥민만큼은 레비 재임기의 가장 빛나는 결정으로 남았다. 특히 지난 시즌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LAFC 이적을 앞두던 순간은 레비에게 마지막 웃음을 안긴 장면으로 기억된다. 토트넘의 새로운 시대는 이제 레비 없이 시작되지만 손흥민이라는 이름은 영원히 레비 시대를 대표하는 보석으로 남는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