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사직실내체육관, 이인환 기자] "박지수만 보지 않고 다양한 플랜 B를 갖춘 팀이 되겠다".
KB 스타즈는 6일 오후 5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BNK금융 박신자컵 4강전 후지쯔 레드웨이브와의 경기에서 주요 선수의 공백에도 강이슬의 맹활약을 앞세워서 잘 싸웠으나 73-78로 분패하면서 결승행이 불발됐다. KB는 7일 사라고사(스페인)와 3위 결정전에 나선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후지쯔는 결승서 덴소와 격돌한다.
이번 박신자컵은 2015년 1회 대회 이후, 올해 10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제2의 박신자 발굴이라는 대회 취지 하에 유망주 육성을 위한 국제여자농구대회로 시작해서 2023년부터는 최고의 선수, 최상의 전력으로 출전하는 국제 대회로 탈바꿈하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맞이해 대회 명칭의 주인공 한국 여자 농구의 전설 박신자 여사가 이번 대회서 시투 및 객원 해설로 참여했다. 2015년, 2023년 이어 3번째 박신자컵 현장 방문으로 개막전(BNK VS 후지쯔) 경기의 시투를 진행했다. 그는 다른 한국 여자 농구 레전드들과 함께 현장서 경기를 지켜봤다.
후지쯔는 지난 2024 박신자컵 우승팀이다. 첫 참가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승을 차지한 기세를 이어 일본도 평정했다. 2023-2024, 2024-2025 2시즌 연속으로 일본 W리그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대회 2연패를 노리면서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사라고사에 밀려 A조 2위로 4강에 올라섰다.
한국 팀 중에서 유일하게 4강에 남은 KB는 박신자컵 2회 우승(2016, 2021) 팀으로 WKBL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이번 예선 내내 평균 3점 슛(12.75개), 스틸(11.75개) 1위로 강한 압박을 통한 농구로 나섰다. 돌아온 박지수가 나서지 못하는 상황서도 스텝업한 가드진의 위력이 조별리그부터 돋보였다. 단 조별리그 강행군으로 선수들이 제 컨디션이 아니라 7인 로테를 돌리면서 상대적으로 얇은 스쿼드에 시달렸다.
KB는 전반전이 끝났을 때 30-45로 끌려갔으나 3쿼터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강이슬의 리바운드와 양지수, 성유연 등의 점수를 연달아 늘리면서 빠르게 잡아들기 시작했다. 20점까지 벌어진 상황서 3점까지 좁혔지만 막판 슈팅이 빛나가면서 KB의 73-78 패배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김완수 감독은 “KB만 4강에 올라왔는데 리그를 대표해서라도 결승에 가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쉽다”라면서 “경기를 하면서 3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못 나온데다가 주전 선수가 3명 빠진 상황에서 초반 어려운 경기를 펼친 것 치고 후반에 잘 따라갔다"라고 총평을 내렸다.
이날 KB는 어린 선수들과 강이슬 등이 고군분투하면서 많은 부상에도 상대를 몰아쳤다. 김완수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성수연-양지수 같은 선수들이 꾸준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따. 여기에 또 놀란 것이 나이가 많은 강이슬(1994년생)이 여전히 발전하더라. 허예은도 마찬가지더라”라고 칭찬했다.
한편 KB마저 떨어지면서 2년 연속으로 박신자컵의 결승은 일본 팀들간의 내전이 됐다. 김완수 감독은 일본 팀들간의 결승전에 대해 “앞으로 일본을 이기기 위해서는 선수와 지도자 모두 노력해야 한다. 지금도 충분히 이길만 하다. 우리 게임을 보셨겠지만 상대적으로 안 좋은 멤버로 일본을 물고 늘어졌다. 지금 기술이나 신장에 대해 일본에 뒤졌지만 수비와 의지에 따라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라도 일본을 극복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KB는 박지수 없이 경기에 나섰다. 김완수 감독은 “(박)지수한테 많은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어디까지나 하나의 옵션이 되어주길 바랜다. 부담을 주지말고 천천히 재활을 돋고 싶다. 지수가 플랜 A라면 그를 보좌할 다양한 옵션이 있는 플랜 B를 만들도록 하겠다”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김완수 감독은 “이번 대회 상당히 잘했다고 생각한다. 의지나 자신감을 키워서 더 좋아질 것이다. 부상 선수가 나온 것은 아쉽지만 점점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라면서 “시즌을 치루면서 점점 팀을 개선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다음 시즌 KB는 리그 1강으로 평가받는다. 김완수 감독은 “어떻게든 감독은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재료가 많아도 잘 뭉치고 잘 조화해야 한다. 우리 팀에 박지수를 포함해서 재활 중인 선수가 많다. 지금 우승에 대한 부담을 안고 뛰기보다는 그냥 달려가겠다”라고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