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일본 17세 이하(U-17) 대표팀이 프랑스 리모주에서 열린 국제대회 첫 경기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꺾으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가수 김정민의 아들로 잘 알려진 다니 다이치(한국명 김도윤·17·사간 도스 유스)는 짧은 교체 출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일본축구협회(JFA)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3일(한국시간) 리모주 스타드 드 보블랑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포르투갈을 1-0으로 꺾었다. 이번 대회는 27번째를 맞는 전통 있는 청소년 대회로, 일본은 첫 경기에서 유럽 강호를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날 결승골은 세오 료타가 책임졌다. 다니는 후반 35분 교체 투입돼 약 10분간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공격 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니는 일본 사간 도스 유스 아카데미 소속 공격수로, 이미 지난해 AFC U-17 아시안컵에서 교체 득점과 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그는 넓은 시야와 탄탄한 체격, 문전에서의 침착한 마무리를 두루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일본 내에서도 차세대 공격 자원으로 꾸준한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특히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도전하는 독특한 이력 덕분에 일본 언론은 물론 한국 팬들의 관심까지 동시에 받고 있다.
일본 언론 게키사카는 “다니는 남다른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새로운 무대를 선택한 만큼 일본 대표팀 유니폼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팬들 또한 온라인상에서 활발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팬들은 “왜 출전 시간을 늘리지 않는지 의문”이라며 기용 방식에 아쉬움을 드러냈고, 또 다른 팬들은 “다니가 이 세대 최고의 공격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제는 기회다. 일본은 5일 사우디아라비아, 7일 개최국 프랑스와 차례로 맞붙는다. 이틀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지는 대회 특성상 로테이션 기용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다니가 사우디전에서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프랑스전에서는 다시 벤치에서 대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이 유럽 강호들과 맞붙으며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정작 다니는 자신만의 확실한 무대를 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다니의 성장 뒤에는 가족의 헌신이 있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어머니 루미코가 일본에서 세 아들을 위해 홀로 강행군을 이어가는 모습이 공개됐다. 아버지 김정민은 한국에서 멀리서나마 든든한 응원을 보내며 아들의 꿈을 뒷받침하고 있다. 가족의 희생과 지원 속에 일본 유니폼을 입고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다니는 출전 시간 부족이라는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다니는 단순히 유명인의 아들로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 유망주다. 이미 AFC 무대에서 증명된 결정력과 연령별 대표팀 경험은 분명한 자산이다. 하지만 리모주 국제대회라는 무대는 다니에게 또 한 번 자신을 증명해야 할 기회다. 일본이 승리를 거듭하며 성과를 내는 동안 다니가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얼마나 드러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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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니가 넘어야 할 산은 시간이다. 짧은 교체 출전에 그친 첫 경기와 달리, 남은 일정에서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한다면 잠재력을 경기력으로 보여줄 수 있다. 포르투갈전에서의 아쉬움은 오히려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일본의 승리 행진과 함께 다니가 언제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