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의 빅리그 2년차,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의 막바지에 들어서야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에서도 후반기 이정후의 활약에 칭찬 일색이다.
이정후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즌 성적은 타율 2할6푼7리, OPS .744가 됐다.
후반기 완연하게 살아난 모습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후반기 39경기 타율 2할9푼1리(148타수 43안타) 1홈런 8타점 OPS .760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팀 내 타율 1위, 2루타 1위다. 8월 이후 성적은 타율 3할1푼1리(106타수 33안타) 1홈런 5타점 14득점 OPS .812를 기록하고 있다. wRC+(조정득점생산력)은 130. 1회 첫 타석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4회 중전 안타, 5위 다시 우전 안타, 그리고 7회 1타점 적시 3루타를 뽑아냈고 8회 유격수 내야안타로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특히 내야안타를 제외한 3개의 타구 모두 100마일이 넘는 강하고 빠른 타구였다. 4회 중전 안타는 104.7마일(168.5km), 5위 우전 안타는 102.2마일(164.5km), 그리고 7회 적시 3루타는 102.9마일(165.6km)의 하드 히트였다.
여러 방면에서 4월 시즌 초반의 뜨거웠던 시간을 되찾고 있다. 5월부터 가라앉았고 부진에 대해 혹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를 기점으로 이정후는 점점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렸다. 2년 전 KBO리그에서는 발목 부상, 지난해 빅리거 첫 시즌에는 어깨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사실상 3년 만에 풀타임을 소화하는 이정후다.미국 현지도 이정후의 올해 풀타임 소화에 대해 우려섞인 시전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완전히 극복했다는 의견을 냈다. 샌프란시스코 경기를 전담 중계하는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가 경기 후 진행하는 ‘포스트게임 라이브쇼’의 알렉스 파블로비치 기자는 “그들이 원하는 선수가 되어가고 있다. 적응 기간이란 게 있다고 본다. 작년에는 다쳐서 이 과정을 제대로 겪어보지 못했다. 보통은 리그 전체가 선수에 익숙해지고 선수가 다시 맞춰서 적응해야 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이 과정을 올 시즌 몇 달이 지나서 겪었고 지금은 스스로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선수 출신 리치 오릴리아도 “지난해 부상으로 몇 경기밖에 못 뛰었기 때문에 올해 리그의 팀들을 두 번 정도 돌아서 만날 기회가 없었다. 실제로 올해 같은 팀을 두 번째로 상대할 때는 어려움을 겪은 모습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7월부터 조정을 잘 해왔다. 공을 끝까지 보고 버티는 힘이 좋아졌다. 바깥쪽 낮은 공에 배트가 말려서 2루 쪽으로 굴러가는 타구도 줄었다. 내야 좌측으로 꾸준히 타구를 보내고 있고 장타로 이어질 수 있는 공은 잘 때려내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그의 경기력은 반가움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릴리아는 “두어 달 전만 해도 걱정이 있었다”고 속내를 전했다. 그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풀타임을 뛰어본 경험이 없으니 체력이 조금씩 소진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였다. 체구 작은 가벼운 선수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타율 3할을 넘으면서 다시 탄력을 받았다는 것은 아주 좋은 신호다. 162경기 치르는데 신체적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지금 모습 정말 좋아 보인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많은 경기를 치를 수록 몸이 익숙해진다”며 KBO가 정확히 몇 경기인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마지막 시즌 부상 있었고 지난해에도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꽤 오랜만에 완전한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이정후 쏟아부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호평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