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재우고, 훈련 또 훈련…야구 못하면 독종 감독으로 바뀐다” 괴소문에 선수들 긴장, 초조
OSEN
2025.09.06 13:20
히로시마 감독 복귀설이 돌고 있는 노무라 겐지로(오른쪽). 왼쪽은 구로다 히로키다. / 노무라 겐지로 SNS
히로시마 카프 부진에 노무라 겐지로 전 감독 복귀설
[OSEN=백종인 객원기자] 한신 타이거스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적이다. 6일 현재 경쟁자는 보이지도 않는다. 2위와 17게임 차이로 독보적인 상태다.
매직 넘버도 이제 ‘1’로 줄었다. 빠르면 오늘(7일)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사상 가장 이른 날짜로 기록된다. 이전은 9월 8일(1990년 요미우리)이었다.
반면 중위권은 여전히 치열하다. 2~5위가 3.5게임차 이내로 혼전 중이다. 이중 3위까지만 가을 야구(클라이맥스 시리즈, 재팬 시리즈)가 가능하다. 페넌트레이스는 팀당 19~20게임 정도 남았다.
그런 가운데 5위 히로시마 카프에 비상이 걸렸다. 언제부터인가 심상치 않은 얘기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이렇게 헤매고 있으면, 감독이 바뀔 것’이라는 괴소문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팀 성적이 나쁘면, 감독이 책임지는 건 흔한 일이다. 문제는 후임이다. ‘다음에 맡는 게 누구냐’ 하는 것이다.
현재 감독은 아라이 다카히로(48)다. 취임 3년째 시즌이다. 첫 해인 2023년에는 2위로 선전했다. 그런데 작년 4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올해도 5위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는 설이 파다하다. 3대째 구단주인 마쓰다 하지메 회장이 벌써 염두에 둔 사람이 있다는 얘기다. 주인공은 노무라 겐지로(58)다.
이력 자체는 나무랄 데 없다. 1990년대 팀의 간판스타다. 3할-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최초의 좌타자이기도 하다. 게다가 평생 히로시마에서만 뛴 진정한 원클럽맨이다. 리더십도 강하고, 무엇보다 성실하다는 평판이 자자하다.
TV 해설자로 활동 중인 노무라(오른쪽) 노무라 겐지로 SNS
그런데 선수단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노무라의 캐릭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귀신군조(鬼軍曹)’다. 가장 악랄하고, 가혹하고, 빡센 군대의 초급 간부나 선임병을 뜻하는 용어다.
그는 경력직이다. 2010년부터 5년간 팀을 지휘했다. 이때 겪은 선수나 코치들의 아찔한 경험이 전설처럼 전해 내려온다.
지향하는 바는 확고하다. 스스로를 ‘쇼와(1980년대 이전) 스타일’이라고 부른다. “야구에 지름길은 없다.” “오직 땀만이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훈련은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다.” 같은 믿음이 강하다.
부임 첫 해(2010년)였다. 마무리 훈련부터 전력질주가 시작된다. 당시 캠프에서 떠돌던 말이 있다. ‘취침시간 3초’였다.
오전 훈련–오후 훈련–야간 훈련. 하루 종일 쉬지 않는다. 숙소에 들어가면 그대로 뻗는다. 눈 뜨면 다시 아침이다. ‘3초 정도 잔 것 같다.’ 그런 자조 섞인 뜻이다.
볼멘소리들도 나온다. 그러나 어림도 없다. “싫어? 힘들어? 얘기해. 얼마든지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해 줄게”라는 답이 돌아온다.
“라떼는 말이야” 소리도 지겹도록 들어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처음 글러브를 사주셨지. 7살짜리가 첫날부터 벽치기 200개씩 했어.”
“학생 때는 번트 자세로 등,하교를 했어.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 정도였다고.”
훈련만 문제가 아니다. 많은 작전과 좌우놀이, 혹사, 비인간적인 기용으로도 악명 높다. 실수나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가차 없는 교체, 2군행이 일상이다.
현재 감독 아라이 다카히로. / 히로시마 카프 SNS
히로시마 카프는 시민구단으로 시작됐다. 부족한 자금력은 무언가로 극복해야 했다. 훈련량, 정신력 같은 게 유독 강조된다. 그게 팀의 오래된 문화다.
그런 전통에 현직 아라이 감독이 반기를 들었다. “나도 (선수 시절) 해봤는데, 요즘 시대와는 안 맞는다”라며 “선수 우선(퍼스트)”을 외쳤다. 자율화, 소통 같은 단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성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다시 노무라의 이름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복귀설이 퍼진 것은 초여름부터다. 초반 괜찮던 팀이 비틀거릴 때다. 7월 성적이 4승 16패로 급전직하했다.
선수단에 긴장감이 돈다. 소문의 진위 파악에 여념 없다. 한편으로는 ‘정신 차리자’라는 분위기도 생긴다. ‘이러다가 진짜 감독 바뀐다’라는 각성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른다. 8월에 반짝 반등이 이뤄졌다. 월간 성적이 5할을 찍었다. 5연승 하며 3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9월 들어 다시 하락세다. 1승 4패로 5위로 밀렸다. 이대로 가면 다시 지옥을 맛볼지 모른다.
노무라의 감독 재직 시절 5년간(2010~2014년) 성적은 5위-5위-4위-3위-3위였다. 퇴임 후에는 TV 야구 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현재 감독 아라이 다카히로. / 히로시마 카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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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인([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