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25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다니엘 레비 회장이 물러난 데 이어 막대한 외부 투자까지 확정됐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뉴스'는 6일(한국시간) "게임체인저가 될 토트넘의 새로운 투자 내용이 공개됐다. 레비는 이를 보며 가슴이 아플 거다. 그는 조 루이스 구단주가 토트넘의 성적을 향상시키려 노력하는 가운데 이번 주 토트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라고 보도했다.
레비 회장은 최근 토트넘과 작별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2001년 에닉(ENIC) 그룹이 토트넘을 인수한 후로 쭉 토트넘 회장을 맡아왔으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공식적으로는 레비 회장의 자진 사임이지만, 구단 차원의 선택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공식 발표 몇 시간 전에야 이 사실을 통보받았다.
레비 회장은 공도 과도 뚜렷한 인물이다. 그는 훌륭한 구단 재정 운영을 바탕으로 토트넘을 명실상부한 빅클럽 반열에 올려뒀다. 또한 62000석 규모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완공하는 등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최고 시설을 갖춘 팀으로 만들었다.
다만 돈을 너무 아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선수단 내에서조차 레비 회장이 우승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는 후문이 나왔을 정도. '디 애슬레틱'은 "제한된 임금 구조와 영입 자금 사용이 팬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 감독도 25년 동안 14번이나 바뀌었다"라며 "대부분 팬들이 레비의 사임에 환호할 거다. 그가 충분한 야망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진]OSEN DB.
이제 레비 회장을 내보내고 다음 시대를 준비 중인 토트넘. 텔레그래프의 소식통에 따르면 루이스 가문은 토트넘을 매각할 계획은 따로 없으며 더 많은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매체는 "레비의 사임은 토트넘이 추진해 온 10억 파운드(약 1조 8773억 원) 규모의 구단 경기장 명명권 계약의 물꼬를 트게 할 수도 있다"라며 "루이스 가문 신탁이 결국 레비가 보유한 토트넘 지분 29.88%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인수하려 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러한 논의나 고려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이미 1억 파운드(약 1877억 원)의 자금이 새로 확보됐다. 텔레그래프는 "레비의 이탈과 동시에 루이스 가문 신탁과 에닉을 통해 구단에 상당한 규모의 신규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는 구단의 지속적인 스포츠적 성공이라는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에닉이 토트넘의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열망을 뒷받침하고자 1억 파운드 이상의 자금이 구단에 투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루이스 가문과 가까운 소식통은 토트넘이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첼시, 아스날 등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라며 "관계자들은 한동안 이적료를 지불하고 토트넘이 향후 이적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제 그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토트넘 뉴스는 "올여름 토트넘의 움직임과 1억 파운드의 향후 투자 소식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보여주는 신호다. 토트넘은 이제 신입생들에게 막대한 돈을 쓴 '빅 6'와 경쟁하고 싶어 한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실제로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모하메드 쿠두스, 사비 시몬스, 다카이 고타 등을 영입하며 이적료 1억 7120만 파운드(약 3214억 원)를 사용했다. 순지출은 1억 5420만 파운드(약 2895억 원). 이는 아스날과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은 프리미어리그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장 손흥민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이제는 레비 회장까지 떠나보내며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 중인 토트넘. 다만 레비 회장만큼은 크게 충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레비의 측근들은 그의 사임과 그 방식이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소식통은 토트넘은 레비의 삶 그 자체였다며 그가 당연히 비통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