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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행크스 공로상 준다더니…미 육사 시상식 돌연 취소

연합뉴스

2025.09.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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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눈치 봤나…행크스, 바이든 지지 이력
톰 행크스 공로상 준다더니…미 육사 시상식 돌연 취소
트럼프 눈치 봤나…행크스, 바이든 지지 이력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동문회가 배우 톰 행크스에게 공로상을 주기로 했다가 시상식을 돌연 취소했다.
행크스는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웨스트포인트 동문회장인 마크 비거가 교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세이어 상' 시상식 취소를 알렸다고 보도했다.
세이어 상은 웨스트포인트 초기 발전에 기여한 실베이너스 세이어(1785∼1872) 대령을 기려 제정된 상으로 웨스트포인트 교훈인 '의무·명예·국가'에 모범이 된 인사에 수상한다.
행크스는 웨스트포인트 출신은 아니지만 워싱턴 DC에 2차 세계대전 기념관 건립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참전용사 보호 등에 힘써온 점 등을 인정받아 지난 6월 수상자로 선정됐고, 오는 25일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포레스트 검프' 등에 출연해 미군에 대한 인식 제고에 기여했다는 점도 인정됐다.
그러나 비거는 웨스트포인트가 생도 육성이라는 핵심 사명에 집중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시상식을 취소했다.
다만 WP가 확보한 비거의 이메일에는 행크스의 수상 자격도 취소됐는지, 아니면 다른 형식으로 상이 전달될지 여부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WP는 이번 결정이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한 여러 정치적 논란으로 웨스트포인트가 입방아에 오르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기하는 등 '우향우' 조치들을 취해왔으며 이런 분위기는 웨스트포인트 등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웨스트포인트에 남부연합군 사령관이던 로버트 리 장군의 초상화를 다시 내거는 등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부연합군의 잔재 복원에도 나선 바 있다.

시상식 취소 과정에 행크스의 정치 성향을 문제 삼는 이들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행크스는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유 훈장을 받았고 2020년 대선 과정에서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모금 행사에 참여했다.
2016년과 2025년 두차례에 걸쳐 NBC의 TV쇼 'SNL(Saturday Night Live)'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풍자하기도 했다.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제이슨 뎀프시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행크스의 수상과 관련해 공개적인 반발이 전혀 없었고, 동문과 현역생도 대다수가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문회의 해명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행크스가 "군에는 유익하지만, 현재의 당파적 우선순위에는 부합하지 않는 전형적 인물"이라며 동문회가 현재의 정치적 환경에서 웨스트포인트의 일부 지도층이 불편해했을 문제를 주도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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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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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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