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내건 일본 축구대표팀이 '북중미 강호' 멕시코 골문을 열지 못했다. 여기에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FIFA 랭킹 17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알라메다 카운티 콜리세움에서 열린 멕시코(랭킹 13위)와 9월 A매치 원정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일본은 3-4-2-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우에다 아야세, 미나미노 다쿠미-구보 다케후사, 도안 리츠-엔도 와타루-가마다 다이치-미토마 가오루, 이타쿠라 고-와타나베 츠요시-세코 아유무, 스즈키 자이온이 선발로 나섰다. 원래 측면 공격수인 도안과 미토마가 양 윙백을 맡는 매우 공격적인 라인업이었으며 11명 모두 해외파로 꾸려졌다.
멕시코는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마요르카 시절 이강인을 지도했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라울 히메네스-로베르토 알바라도-알렉시스 베가, 에드손 알바레스-마르셀 루이스-오르벨린 피네다, 헤수스 가야르도-세사르 몬테스-요한 바스케스-호르헤 산체스, 루이스 말라곤이 선발 명단을 꾸렸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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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 일본이 흐름을 잡았다. 라인을 높이 끌어올리고 전방 압박을 펼치며 멕시코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전반 4분 구보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다. 전반 7분 엔도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멕시코가 계속해서 흔들렸다. 전반 11분 미토마가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뒤 구보에게 건넸다. 그러나 구보가 낮게 깔아찬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전반 15분 도안의 로빙슛은 골키퍼를 피했지만, 골문 앞에서 멕시코 수비가 걷어냈다.
멕시코가 조금씩 반격에 나서는가 싶었지만, 부상 악재가 터졌다. 전반 32분 주장 알바레스가 부상으로 쓰러져 에릭 리라와 교체된 것. 전반은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점유율은 양팀이 팽팽했다.
좀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8분 구보가 박스 오른쪽을 파고든 뒤 반대편으로 크로스했다. 공은 수비 키를 넘겨 연결됐고, 미나미노가 이를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공은 골대 위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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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부상으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15분 핵심 센터백 이타쿠라가 통증을 느껴 세키네 히로키와 교체됐다. 멕시코는 후반 16분 이르빙 로사노와 산티아고 히메네스, 에릭 산체스, 제르망 베르테라메를 대거 투입하며 공격진과 중원에 큰 변화를 줬다.
멕시코가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2분 프리킥 공격에서 리라가 강력한 헤더로 공을 돌려놨다. 위협적인 슈팅이었지만, 골키퍼 스즈키가 몸을 날려 쳐냈다. 위기를 넘긴 일본은 도안과 미토마를 불러들이고 마에다 다이젠, 이토 준야, 사노 가이슈를 넣으며 전방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 들어 멕시코가 분위기를 바꿨다. 일본은 전반과 달리 이렇다 할 공격조차 펼치지 못하고 끌려갔다. 오히려 멕시코가 직선적인 플레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후반 42분 로사노의 박스 안 슈팅은 수비벽에 걸렸고, 후반 43분 베르테라메의 터닝슛은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경기 막판 레드카드까지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우에다가 돌파 과정에서 몬테스의 백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처음엔 경고가 주어졌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퇴장으로 정정됐다. 그러나 일본이 수적 우위를 활용해 득점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90분 내내 멕시코는 슈팅 8개·유효 슈팅 1개, 일본은 슈팅 9개·유효 슈팅 2개에 그쳤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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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9월 A매치 2연전을 기분 좋게 시작하지 못한 일본이다. 일본은 오는 10일 미국 콜럼버스 오하이오주의 로워닷컴 필드로 자리를 옮겨 미국과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내년 여름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에서 열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 대비한 친선경기이자 현장 답사다.
한국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멕시코와 2연전을 소화한다. 순서만 반대일 뿐 같은 상대를 연달아 상대하는 만큼 서로의 전력을 간접적으로나마 비교할 수 있는 기회다. 다만 한국은 주전 미드필더 알바레스의 부상과 수비스 몬테스의 퇴장 징계로 전력에 손실이 있는 멕시코와 만나게 됐다.
한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같은 날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지휘하는 미국을 2-0으로 제압했다.
양 팀은 경기 내내 강력한 전방 압박을 앞세워 치열하게 맞붙었다. 하지만 결정력에서 한국이 앞섰다. 전반 18분 주장 손흥민이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트렸고, 전반 43분 이동경이 손흥민이 터치한 공을 힐킥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넣었다. 미국은 후반 들어 매서운 공세를 펼쳤으나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에 막혀 끝내 한국 골문을 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