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3-0으로 앞선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다저스가 승리할 확률은 무려 99.6%, 역으로 역전패를 당할 확률은 0.4%에 불과했지만, 다저스가 그 어려운 걸 해냈다.
LA 다저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3연전 2차전에서 3-4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다저스는 0-0이던 3회초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미겔 로하스가 2루타, 키케 에르난데스가 볼넷, 벤 로트벳이 희생번트로 1사 2, 3루 밥상을 차린 가운데 오타니 쇼헤이가 유격수 쪽으로 땅볼 타구를 날리며 3루주자 로하스의 득점을 도왔다.
5회초에는 선두타자 로하스가 2루타, 에르난데스가 우전안타를 연달아 때려낸 뒤 로트벳이 번트로 1루주자 에르난데스를 2루로 보냈다. 1사 2, 3루를 맞이한 오타니가 헛스윙 삼진에 그쳤지만, 무키 베츠가 1타점 내야안타로 격차를 벌렸다.
다저스 타선이 7회초 다시 힘을 냈다. 선두타자 로트벳이 중전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튼 상황. 이어 오타니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이 따랐지만, 폭투로 계속된 득점권 기회에서 베츠가 좌측 깊숙한 곳으로 1타점 3루타를 날리며 승기를 가져왔다.
마운드에서는 선발로 나선 일본인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볼티모어 타선을 8회까지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압도했다. 출루 허용은 3회말 딜런 비버스와 사무엘 바살로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낸 게 전부였다.
[사진] 야마모토 요시노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야마모토는 8회까지 투구수가 104개에 달했지만, 3-0으로 리드한 9회말 노히터 도전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선두타자 알렉스 존슨을 헛스윙 삼진, 코비 마요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며 대기록에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겨뒀다. 그리고 후속타자 잭슨 홀리데이를 만나서도 파울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볼카운트 2B-1S에서 던진 4구째 몸쪽 94.7마일(152km) 커터가 비거리 우중월 홈런으로 이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노히터가 아쉽게 무산된 야마모토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블레이크 트레이넨을 올린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비극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트레이넨이 예레미아 잭슨에게 2루타를 맞은 뒤 거너 헨더슨을 사구, 라이언 마운트캐슬을 볼넷으로 연달아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 이어 콜튼 카우저에게 5구 끝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태너 스캇과 교체됐다.
스캇도 다저스의 구세주가 아니었다. 볼카운트 1B-1S에서 엠마누엘 리베라에게 2타점 역전 끝내기안타를 맞으며 4연패에 빠져 있던 팀을 구하지 못했다.
[사진] 블레이크 트레이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경기 후 “경기를 이기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라며 “9회 교체될 때 정말 아쉬웠다. 마지막 공은 내가 선택한 공이었다. 아쉬움이 남고 ‘당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럼에도 팀이 이겼다면 최고였겠지만, 져서 정말 아쉽다. 다시 이런 투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령탑도 충격 역전패가 씁쓸한 건 마찬가지. 로버츠 감독은 “이런 경기는 거의 없다. 야마모토의 굉장한 투구 이후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 내일 다시 분위기를 바꿀 수 밖에 없다”라며 낙담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다저스가 홀리데이에게 홈런을 맞기 전까지 경기 승률은 99.6%에 달했다. 역전패 확률은 0.4%로 1000회 중 4회라는 희귀한 경우의 수였는데 그 경기를 내줬다”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