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 당국의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단속의 제보자를 자처한 미국의 정치인 토리 브래넘이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넘은 "한국과의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망칠 셈이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미성년자 자녀까지 "사이버 스토킹"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문자 폭탄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미국 잡지 '롤링스톤' 인터뷰에서 브래넘은 "해당 공장이 조지아주 주민을 고용하지 않아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이민 노동자 고용 관련으로 공장에 대한 신고를 넣었다"고 밝혔다. 브래넘은 "나는 불법 체류자 대거 추방에 투표했다"라고도 덧붙였다.
ICE 신고 후 브래넘은 문자·전화·소셜미디어 메시지로 각종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롤링스톤 인터뷰에서 "내 페이스북 메시지 요청함이 온통 증오로 가득 차 있다"며 "물러서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레이저 스코프가 장착된 개조형 AR-15 소총을 들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게시하고 "네가 내 메시지함에 뭐라고 쓴 건지 좀 궁금하네"라고 적어 올렸다.
실제로 온라인상에는 브래넘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한 엑스(X) 사용자는 "얼마나 멍청해야 백인 우월주의나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증오 때문에 한국과의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망칠 수 있는 거냐"며 "게슈타포"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게슈타포는 나치 독일에서 활약한 비밀경찰을 일컫는 말로, 브래넘의 행동을 일종의 '인종차별'로 보고 비난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X 사용자도 "합법적으로 비자를 가지고 머물던 사람들, 한국과 미국의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을 브래넘이 신고했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현대가 조지아주에서 철수하고 8500개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 누구에게 감사해야 하냐"며 "토리는 조지아주 일자리를 못 얻게 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브래넘의 페이스북 게시글에도 "인종차별주의자", "소송에 대비하는 게 최선"이라는 댓글이 연이어 달리고 있다.
브래넘의 가족에 대한 '신상털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브래넘의 딸은 같은 날 브래넘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근래 어머니는 물론이고 미성년자인 자녀들에게까지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찾아내 사생활 침해를 하고, 증오의 댓글을 다는 이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동을 표적으로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스토킹하고 괴롭히는 메시지를 보내는 건 심각하게 선을 넘은 것"이라며 "저희 어머니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고, 누군가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는 강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런 행동이 용납되는 건 아니"라고 경고했다.
해병대 사격 교관 출신인 브래넘은 내년 중간 선거 조지아주 제12선거구 하원의원 예비후보로 등록된 상태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의 강성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