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5일 “2000년대 초반부터 회장직을 맡아온 다니엘 레비 회장이 사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토트넘 내부에서도 레비 회장의 사임을 불과 몇 시간 전에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비는 “토트넘을 세계적인 클럽으로 성장시킨 지난 시간이 큰 자부심으로 남는다. 이제는 팬으로서 구단을 응원하겠다”는 작별 메시지를 남기고 팀을 떠났다.
레비의 문제는 투자에 지나치게 인색한 ‘짠돌이’였다는 점이다. 선수영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우승을 원치 않는다’며 선수들과 팬들의 비난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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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레비는 독단적이고 냉정한 결정으로 선수단 내부에도 갈등을 유발했다. 레전드 손흥민과의 재계약 불발 역시 레비 회장의 결정이었다.
또 다른 폭로가 나왔다. 토트넘에서 선수와 어시스턴트 코치로 활동한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이었다. 포옛 감독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토트넘 선수로 뛰었다. 포옛은 2007-08시즌 토트넘에서 코치로 활약했다.
포옛은 ‘오즈피디아’와 인터뷰에서 “레비 회장과 프로페셔널한 관계였다. 서로 존중하는 사이였고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매우 솔직했다”면서 코치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포옛은 “우리가 헤어진 방식이 조금 이상했다. 경기 전날 호텔에 있는데 전화가 와서 한밤중에 해고됐다. 밤 10시 30분에 호텔에서 해고 전화를 받으면 이상한 기분이 들게 마련이다. 그 사람이 정말 무자비하다는 의미다. 짐을 들고 호텔을 나서는데 정말 끔찍한 기분이었다. 갑자기 집에 가서 내일 뭐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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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감독의 해고는 면담에서 이뤄진다. 전화로 해고를 통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그것도 경기를 하루 앞둔 한밤중에 그럴 일은 거의 없다.
포옛은 “경기 다음날 아침에 사장에게 전화를 받았다면 ‘내가 해고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호텔방에서 전화를 받으면 뭔가 일어났구나 생각한다. 설마 내가 경기 전날 밤에 해고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래도 레비 회장이 잘한 일도 있다. 포옛은 “팬들은 새로운 토트넘 구장을 볼 때마다 자랑스럽고 레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제 레비 회장이 떠났으니 새 회장이 와서 2-3년 안에 팬들이 원했던 일을 실제로 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