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투수 김광현이 역대 3번째 2000탈삼진 대기록을 달성했다. 최소 경기, 최소 이닝 2000탈삼진이다.
김광현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5이닝(83구) 동안 7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8승째를 기록했다. SSG는 7-3으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다. 4위 삼성 라이온즈에 2경기 앞선 3위를 유지했다.
더불어 김광현은 개인 통산 2000탈삼진 이정표를 달성해 뜻깊은 승리가 됐다. 경기 전까지 1997탈삼진이었던 김광현은 1회 톱타자 신민재를 풀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는 1사 후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1999번째 탈삼진.
3회 1사 후 박해민을 직구(145km)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마운드에서 두 손을 들어올리며 기록을 자축했다. 송진우(전 한화), KIA 양현종에 이은 역대 3번째 2000탈삼진. 411경기, 2302⅔이닝 만에 달성해 역대 최소 경기-최소 이닝 2000탈삼진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양현종이 497경기 2413⅓이닝 만에 2000탈삼진 기록을 세웠다.
김광현은 경기 후 중계 방송 인터뷰가 끝나고, 팀 동료들부터 물벼락으로 축하를 받았다. 흠뻑 젖은 채 인터뷰에 응한 김광현은 2000탈삼진 소감을 묻자, 먼저 “삼진을 잡고 그 때 전광판에 띄워주신 LG 구단한테 정말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 홈에서 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원정에서 하게 됐는데, LG 구단 관계자분이 전광판에 띄워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광현은 2000번째 삼진을 잡자, 마운드에서 두 손을 들어올리며 감격에 겨워했다. 당시 심정을 묻자, 김광현은 “좀 막 울컥했어요. 사실 제가 신인 때는 잘 하지 못했다. 신인 때 못했었는데 그 와중에 신인 때 잡은 첫 삼진이 기억이 나더라. 첫 삼진이 잡았을 때 과연 내가 지금 2000삼진을 잡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감히 했었을까 생각이 들면서 좀 약간 울컥했던 것 같다. 첫 삼진은 심정수 선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SSG 랜더스 제공
역대 3번째 2000탈삼진을 달성하면서 최소 경기, 최소 이닝 2000탈삼진 기록이기도 하다. 김광현은 웃으며 “앞으로 깨질 기록이라고 본다. 요즘은 1년에 삼진 200개씩 잡더라. 2000탈삼진이라는 거는 저는 진짜 상상도 못했다. 100개씩 잡으면 20년을 해야 되는데 크게 잡아서 20년을 할 거라는 생각도 못했다.
진짜 꿈의 20년이라고, 저 신인 때까지만 해도 서른 초반쯤 되면 투수 고참 선배님들이었으니까. 그래도 SK 시절에 나이가 좀 있는 선배들이 많았다. 김원형 선배님, 가득염 선배님, 조웅천 선배님. 진짜 야구를 오래 했던 분들이 계셔서 그분들이 저를 도와주시기도 하고, 보고 배운 것도 많기 때문에 제가 이 날까지 이렇게 길게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과거를 회상하며 말했다.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은 공은 직구였다. 김광현은 “직구 사인이어서 치고 아웃돼라고 던졌는데, 사실 게임 이기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5점이 난 상태였고, 적은 투구 수로 좀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었다. 지금 중간 투수가 잘 던진다고 하더라도 아직 경기는 남아 있고 무리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제가 조금이라도 마운드에서 더 버텨주기 위해서 빠른 승부를 해야 되지 않나. 직구를 던져서 외야 플라이를 생각했는데, 운좋게 삼진이 됐다. 그래도 직구로 2000탈삼진 기록을 세워서 자존심은 삽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SSG 랜더스 제공
지금까지 많은 기록들 중에서 2000탈삼진이 가장 뭉클하다.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을 묻자, 김광현은 “2000탈삼진이 그런 것 같다. 100승, 150승 때 그런 생각은 안 들었다. 1000탈삼진, 15000탈삼진 하면서도 이런 생각은 안 들었는데, 오늘 이 2000탈삼진은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약간 기다리고 기다렸던 2000탈삼진이었던 것 같다. 올해 달성하고 싶은 목표 중에 하나였다. 올해 100개 이상을 잡아야지만 달성할 수 있었다. 올해 삼진 100개 이상을 잡는다는 거는 선발 투수로서 건재함을 의미하는 것이이게, 지금은 경기 때 삼진을 생각하진 않았지만 달성했다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