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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한국 축구의 악몽 클린스만, 경기장에 보이자 팬들 분노..."아 악몽 떠올라"

OSEN

2025.09.0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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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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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흑역사’라는 꼬리표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대표팀 감독(61)이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한국-미국 평가전을 찾았다.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해리슨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 한국이 손흥민(LAFC)과 이동경(김천상무)의 득점으로 2-0 리드를 잡던 전반, 중계 카메라는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는 낯익은 얼굴을 포착했다. 바로 클린스만 전 감독이었다.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한국 팬들에겐 불편한 기억을 소환하는 장면이었다.

전날 미국 매체들은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기 전 미국 대표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만나 담소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클린스만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대표팀을 지휘하며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적이 있다.

단순한 친선 방문이 아닌, 개인적 이유도 있었다. 그의 아들 조너선 클린스만(28, 체세나)이 오랜만에 미국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조너선은 독일 출신이지만 미국과 독일 이중 국적을 보유, 연령별 대표팀에서 뛰며 2018년 처음 A대표팀에 소집된 바 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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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잭 슈테픈의 부상 공백으로 깜짝 복귀했으나 한국전 출전 기회는 없었다. 팬들에게 낯설지 않은 ‘아들 사랑’이었다. 한국 사령탑 시절, 웨일스전 직후 침울한 분위기에도 아들을 위해 애런 램지 유니폼을 챙기던 모습은 이미 큰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클린스만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악의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2023년 3월 부임했으나 불과 1년 만에 경질됐다. 결정타는 2024년 카타르 아시안컵이었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 ‘역대급 멤버’를 보유하고도 요르단에 충격적인 0-2 패배를 당하며 4강에서 탈락했다.

더 뼈아픈 건 한국이 FIFA 랭킹 23위임에도 불구하고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팬들은 ‘혹시나’ 했던 기대가 결국 ‘역시나’로 끝났다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성적만이 아니었다. 그는 부임 후 내내 원격 근무와 잦은 외국 체류로 지도자 책임감을 의심받았다. ESPN 등 글로벌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며 개인 커리어 관리에 더 신경 쓰는 듯한 모습은 팬들의 분노를 키웠다.

아시안컵 직전에도 휴가를 떠나는 등 태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안컵 우승을 확신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결국 한국 축구는 클린스만 체제 아래에서 소중한 1년을 잃었다. 전술적 준비 부족, 팀워크 붕괴, 리더십 실종이 겹치며 대표팀은 무기력한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이번 한국-미국전에서 관중석에 앉아있는 그의 모습은 더욱 아이러니하게 다가왔다. 한국은 클린스만 시대와 달리 손흥민을 앞세운 빠른 역습과 강한 압박으로 미국을 압도했다.

재미있는 양 팀 모두 클린스만의 존재를 환영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도 한국이지만 미국에서도 최악의 감독으로 불리는 만큼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반응은 좋지 못했다. 클린스만이 지켜본 건 단순한 친선전이 아니었다. 그의 시대와 정반대로 다시 단단한 조직력을 되찾은 한국 축구의 현재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그가 남긴 흑역사와 대비되며 팬들에게 더 큰 씁쓸함을 남겼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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