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손흥민(33, LAFC)의 ‘원톱’ 카드는 적중했다. 미국을 무릎 꿇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랭킹 15위)과 A매치 친선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3-4-2-1 전술의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승리 일등공신이다.
그의 발끝은 이른 시간 터졌다.
전반 18분 손흥민은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박스 안으로 파고든 뒤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어 전반 43분 이동경의 추가골까지 도우며 한국이 넣은 두 골에 모두 관여했다. 후반 18분 교체 아웃될 때까지 팀 공격 중심이었다.
상대 벤치에는 손흥민 스승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 대표팀 감독이 있었다. 과거 토트넘 시절 손흥민의 잔류를 이끌며 잉글랜드 무대에서 성공을 돕던 은사다. 하지만 이번 대결에서 제자의 활약을 막지 못하고 그는 패배의 쓴맛을 봤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은 경기 내내 미국 수비를 괴롭혔다. 빠른 속도와 뒷공간 침투 능력을 앞세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고, 빌드업 과정에서도 깊숙이 내려와 공격 전개에 힘을 보탰다. 특히 선제골 장면은 손흥민 특유의 영리한 움직임과 정확한 마무리가 돋보였다.
본래 왼쪽 측면 자원으로 잘 알려진 손흥민은 최근 몇 년 사이 중앙 공격수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2023-2024시즌 토트넘에서도 원톱으로 나서며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대표팀에서도 조규성의 빈자리를 대신해 자주 중앙에 배치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다만 미국에서 그의 포지션 관련 의구심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최근 있었다. 손흥민은 지난 달 LAFC 이적 이후 스트라이커로 뛰고 있는데, 현지 언론은 팀이 그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LA 타임즈’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측면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LAFC에서는 중앙에만 묶여 있다. 팬들은 그가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돈을 내는데 패스를 받지 못해 장점이 사라졌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적 후 치른 MLS 4경기에서 손흥민의 필드골은 아직이다. 데뷔전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선발 데뷔전에서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댈러스전에서는 프리킥으로 첫 골을 넣었지만 샌디에이고전에서는 골대를 맞히는 등 불운이 따랐다.
손흥민은 샌디에이고전 직후 “포지션 문제는 아니었다. 골을 넣었다면 논란도 없었을 것”이라며 “과거에도 9번 역할을 해왔기에 최전방에서 뛰는 게 낯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전 활약은 그가 중앙 공격수로도 충분히 위협적인 선수임을 제대로 보여줬다.
[사진] 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손흥민은 경기 후 방송과 인터뷰에서 “저는 항상 팀을 위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라며 "선수들도 저에게 잘 맞춰주고 있다고 본다. 이에 책임감을 느낀다. 오늘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다. 원정에서 좋은 경기 보여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만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