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이 야생 침팬지를 연구한 곳은 탄자니아 서쪽의 곰베 지역이다.
193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구달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케냐 나이로비 자연사박물관의 루이스 리키관장 비서로 일하다가 유인원에 대한 현장 연구를 자원해 밀림인 곰베 지역으로 들어간다. 그때가 1960년 7월이고, 그로부터 50년 넘게 침팬지 연구에 헌신했다.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동물행동학 박사 학위를 받은 구달은 1977년 본인의 이름을 딴 연구소를 설립해 야생동물의 서식지 보호 등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구달은 한국도 여러 차례 찾아 강연 등을 했고, 2023년 7월 방한 때에는 이화여대에서 명예이학박사학위를 받았다. 90세가 넘어서도 구달은 열렬한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구달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에 걸친 비룽가 산악지대 밀림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다이앤 포시는 멸종 위기종인 산악고릴라 연구와 보호에 일생을 바쳤다.
193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생인 포시는 구달이 침팬지와 관계를 맺었던 것처럼 1967년 밀림에 들어가 20년 가까이 연구하며 고릴라 무리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한 최초의 학자다.
포시는 인간 친구처럼 소통했던 수컷 고릴라 '디지트'가 밀렵꾼들에게 살해된 이후 '안개 속의 고릴라'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고 TV 토크쇼에 출연해 고릴라 보존을 호소하는 등 적극적인 보호 활동을 펼쳤다. 그의 삶은 시고니 위버 주연의 영화 '정글 속의 고릴라'로 제작되기도 했다.
고릴라 관광 금지를 주장하던 포시는 관광수익을 바라는 르완다 정부 등과 자주 충돌했다. 그러던 중 1985년 12월 비룽가 밀림 속 오두막 거처에서 잔혹하게 살해됐으나 범인이 누구인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멸종 위기 유인원 중 가장 희귀한 영장류는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는 여우원숭이라고 할 수 있다. 여우를 닮은 얼굴에 긴 팔과 꼬리를 가진 이 원숭이는 바오바브(바오밥)나무와 함께 마다가스카르를 상징하는 생명체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오랜 가뭄과 서식지의 파괴, 포획으로 여우원숭이는 소멸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상태가 장기간 방치된다면 우리는 미래의 어느 날 생물 다양성의 천국으로 불리던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하더라도 더는 여우원숭이나 바오바브나무를 만날 수 없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