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전략적경제협력협정 공식 서명 계기 현지 통상 전문가 인터뷰
前통상장관 "강력한 협력 관계 담보"…수출협회장 "공급과 수요 상호 보완성 창출"
포니 첫 수출지 에콰도르 "韓, 남미 교역허브로 우리 활용 기대"
양국 전략적경제협력협정 공식 서명 계기 현지 통상 전문가 인터뷰
前통상장관 "강력한 협력 관계 담보"…수출협회장 "공급과 수요 상호 보완성 창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에콰도르가 한국과 공식 서명한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Strategic Economic Cooperation Agreement)을 발판 삼아 역동적인 글로벌 무역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SECA가 국회 비준을 비롯한 나머지 절차를 거쳐 발효되면, 한국 역시 성장·소비 잠재력을 키우고 있는 남미와의 교역 허브로 에콰도르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다니엘 레가르다 전(前) 에콰도르 생산통상투자수산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양국 SECA 서명을 계기로 진행한 연합뉴스 서면 인터뷰에서 "SECA에는 첨단 산업과 농업, 서비스 분야 등에서 강력한 협력 관계를 담보하는 문구들이 포함돼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은 에콰도르를 투자와 진출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제 컨설팅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한 레가르다 전 장관은 현지에서 한국과의 SECA 협정을 실무적 차원에서 가장 세세히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장관 시절 SECA 협상 타결을 공표하는 공동 선언문 발표를 위해 2023년 10월 방한하기도 했다.
레가르다 전 장관은 "양국 관계의 최대 이정표인 이번 협정으로 특히 농산물과 식품을 포함한 가치사슬을 강화하고 산업 발전을 촉진할 구체적 프로젝트가 하나하나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구체적 프로젝트' 중 하나로 에콰도르는 해안 도시 만타를 일종의 특별투자지역으로 조성해 한국 기업들의 진출을 유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국제 공항과 항만을 연계하는 도로망 확충을 비롯해 에콰도르 내 인프라 사업권에 대한 한국 업체들의 관심을 실제 투자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이다.
또 농수산물 분야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입증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관련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에콰도르 전직 경제 사령탑은 전망했다.
다니엘 노보아 현 정부에서 "우리나라에서 체결한 가장 포괄적이고 현대적이며 완성도 높은 협정"이라고 소개하는 한·에콰도르 SECA는 상품 및 서비스,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 농산업, 제조업, 어업, 문화, 중소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협력을 망라하는 23개 장을 포함한다.
다만, 2016년 개시한 양국 협상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일부 분야 관세 철폐를 둘러싼 입장차 때문에 7년 넘게 논의를 중단했다가 2022년 들어서야 다시 대화를 이어갈 정도의 난관도 거쳤다.
레가르다 전 장관은 "한국에서는 특히 새우 수입과 관련한 합의에 굉장한 시간을 들였다"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어업 분야에 미칠 영향 때문인데, 이는 협상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다뤄졌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류되는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태평양 반대편 미주 연안에 닿을 가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보인다.
한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SECA 발효 이후 에콰도르산 새우는 일정 물량에만 제한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TRQ·Tariff-Rate Quota)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1976년 한국 승용차(현대 포니) 첫 수출지이기도 한 에콰도르에서 "한국산 자동차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곁들인 레가르다 전 장관은 "양국 무역 관계와 수출 목적지를 다각화하고 새로운 동맹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양국 발전으로 결실을 볼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현지 통상 전문가인 하비에르 로세로 에콰도르수출입협회장 역시 연합뉴스에 "우수한 품질의 에콰도르 농산물과 식품은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소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우리 기업들은 양국 SECA를 계기로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장기 비즈니스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에콰도르 대외무역 업계를 대표하는 그는 특히 생산 시설에 적용되는 신기술 분야에서 에콰도르 인재들이 "한국에서 개발한 세계 최상의 도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을 열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로세로 에콰도르수출입협회장은 "공급과 수요의 상호 보완성을 창출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와의 무역 및 투자 강화는,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세계 시장에서 더 중요해졌다"며 "이런 맥락에서 한국은 에콰도르 제품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공고히 하는 중요한 버팀목 국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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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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