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플로리안 비르츠가 '1억 1600만 파운드(약 2,177억 원) 사나이'라는 별명을 증명했다. 북아일랜드전 쐐기 프리킥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을 갈랐고, 숫자까지 역사를 새로 썼다.
독일은 8일(한국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예선 A조 2차전에서 북아일랜드를 3-1로 꺾었다.
초반 세르주 그나브리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34분 아이삭 프라이스에게 코너킥 실점으로 따라잡히며 전반을 1-1로 마쳤다.
후반 24분 나딤 아미리가 라움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밀어 넣어 2-1. 그리고 27분, 비르츠가 박스 외곽에서 감아 찌르는 듯 '폭삭' 떨어지는 인사이드 프리킥으로 좌상단을 꿰뚫었다. 완벽한 궤적,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이 프리킥에는 의미가 더 있다. 비르츠는 이 한 방으로 독일의 '직접 프리킥 득점' 최근 두 골을 모두 자신의 이름으로 채웠다. 2019년 마르코 로이스가 마지막으로 직접 프리킥을 넣은 뒤, 독일 유니폼에서 나온 유일한 두 골이 모두 비르츠의 발끝에서 나왔다.
로이스는 독일 축구에서도 드문 '완성형 크랙'이었다. 폭발적인 가속으로 틈을 파고드는 직선 드리블, 인사이드로 예리하게 감아 떨어뜨리는 킥, 플레이메이킹과 전방 압박까지 겸비한 육각형. 무엇보다 데드볼에서의 감각은 '정확히 떨어뜨리는' 재능에 가까웠다. 로이스 이후로 공백이 길었고, 독일의 직접 프리킥은 묵혀 있었다.
비르츠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북아일랜드전 쐐기골은 로이스의 계보를 잇는 인사이드킥의 표본이었다. 수치로 환원하기 어려운 터치. 한 방에 승부를 닫을 수 있는 기술은 부족했던 경기력도 덮는다. 독일은 전반 야유를 받았지만, 후반 교체 맞춤과 세트피스 퀄리티로 결과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