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가 3만불, 232마력…가격과 성능 두마리 토끼 잡아 소음 차단으로 정숙성 강화, 고급 편의 기능도 추가 종합 연비 갤런당 42마일, 트렁크 적재 공간도 넉넉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이 적용된 세로형 헤드라이트를 탑재한 2026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모델.
기아의 대표 SUV 모델 ‘스포티지’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한층 정제된 모습으로 변신했다. 5세대 출시 이후 가장 큰 폭의 변화를 예고한 2026년형 모델은 외관 디자인은 물론, 실내 디스플레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그리고 주행 성능까지 전방위적으로 개선됐다.
이번 시승은 SX-프레스티지 모델을 대상으로, 할리우드에서 출발해 옥스나드까지 왕복 약 120마일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승을 통해 기아 최고 인기 모델의 기존 실용성과 경제성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세련된 감각이 더해진 스포티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간결한 라인으로 고급스러운 감각을 더한 후면.
▶디자인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전면 인상이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반영한 스타맵 라이팅 시그니처 조명이 날렵한 인상을 주며, 새롭게 적용된 호박색 주간주행등은 도심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에도 충분했다. 세로형 헤드라이트와 고유의 당당한 체격은 유지하면서도 간결한 라인 덕에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실내 공간 또한 눈에 띄게 달라졌다.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는 12.3인치 곡선형 듀얼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하며, 차량 내 기능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0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하이브리드 트림에 새롭게 추가돼 주요 운전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시트는 가죽과 스웨이드로 처리돼 고급 감성을 더했다.
운전석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디스플레이기 적용됐으며, 온도 조절 등 버튼은 더 직관적으로 개선됐다.
▶성능과 승차감
시승 코스는 프리웨이를 중심으로 한 장거리 구간으로 구성됐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모터와 1.6리터 터보 4기통 엔진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도심 주행에서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을, 고속 주행에서는 엔진 소음이 최소화된 채로도 232마력의 경쾌한 가속 성능을 내면서 다목적 용도로 타기에 충분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특히 연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종합 연비가 갤런당 35마일, 전륜구동은 갤런당 42마일에 달한다. 이 정도 크기의 SUV로서는 충분히 놀라운 수치다. 운전 내내 저소음, 저진동 특성이 유지됐고, 고속 주행에서도 이중접합 차음 유리로 풍절음 등 소음도 적은 편이었다. 흡차음재 추가, 투웨이 댐퍼 적용, 강화된 서스펜션 세팅 등의 개선이 체감될 만큼의 정숙성을 제공했다.
스포티지라는 이름답게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이었다. 다만 작은 요철은 탄탄하게 잡아주고 큰 충격은 부드럽게 흡수했다. 프리웨이 주행에선 뛰어난 직진성을 보여주며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고속 주행 구간에선 약간의 소음과 떨림이 감지됐다. 페달에 발을 올리자마자 제동이 걸리는 민감한 응답성의 브레이크 세팅은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첨단 기능
2026년형 스포티지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한층 진화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지속적으로 차량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초광대역(UWB) 기반 디지털 키를 통해 스마트폰 지갑 앱과의 연동도 가능해졌다. 가족이나 지인과 문자 메시지를 통해 키 공유가 가능한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주행 보조 기능도 강화됐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2), 전방 충돌방지 보조, 핸즈온 감지 시스템(HOD) 등 다양한 기능들이 기본 또는 선택 사양으로 적용되며, 360도 서라운드 뷰, 3D 뷰 모니터링,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등이 트림별로 제공된다.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 SUV인 EV9에 탑재되는 ADAS 기술을 적용하면서 완성도 측면에서 동급 최고 수준으로 평가할 만하다.
▶실용성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41.3인치의 뒷좌석 레그룸과 최대 39.5큐빅피트의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다양한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실내 구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성인이 탑승해도 불편함 없는 뒷자리 실내 공간은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었다. 특히 듀얼 레벨 카고 플로어가 기본 적용돼 다양한 물건을 적재할 때도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또한 뒷좌석 열선 시트,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아 커넥트 앱을 통한 실내 온도 원격 조절, 스마트 워치 연동 기능 등 편의사양도 잘 갖춰져 있었다.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 차량 테마 설정 등도 가능해 하이브리드 SUV의 ‘디지털 전환’을 잘 반영한 모습이었다.
▶다양한 트림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S 트림과 X-Line 트림이 새롭게 추가됐다. 특히 X-Line 트림에는 거친 환경에서의 주행에 최적화된 스노, 머드, 샌드 모드가 탑재돼 오프로드 주행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2026년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한국 광주 공장에서 생산되며, 가격은 가장 저렴한 LX 하이브리드 트림 기준 3만290달러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