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의 조국(60·사진) 혁신정책연구원장의 모친이 ‘웅동학원’ 이사진에서 물러났다. 조 원장과 모친이 약속한 ‘가족의 웅동학원 이사진 사임’이 6년 만에 지켜진 셈이다. 웅동학원 사회 환원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2019년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이던 조 원장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웅동학원을 통한 가족의 사익 편취 의혹이 불거지자, 조 원장과 모친은 웅동학원 사회 환원과 함께 가족 모두 이사진에서 물러날 것을 약속했었다. 웅동학원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사립학교 웅동중학교를 운영하는 학교 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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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외삼촌 모두 사임…조국 일가 물러나
8일 경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웅동학원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박정숙(87) 이사장의 사임을 의결했다. 박 전 이사장은 조 원장의 모친이다. 2009년 10월 학원 이사로 취임하고, 이듬해 3월 이사장을 맡은 지 15년 만이다. 같은 날 조 원장의 외삼촌 박모(69)씨도 이사직을 사임했다. 웅동학원 이사진에서 조국 일가 모두 물러난 것이다. 웅동학원은 이런 사실을 8일 경남교육청에 공문으로 알렸다.
웅동학원 이사회는 같은 날 새 이사장으로 이모(63)씨를 선출했다. 이씨는 2020년 10월 학원 이사로 취임(11월 등기)한 현 이사진 중 한 명이다. 또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웅동학원 소유의 웅동중학교 교장을 역임한 교육 경력자다. 학교 측 관계자는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오래 근무하셨던 분”이라고 전했다.
또한 학원 이사회는 조 원장의 모친과 외삼촌 등 이사 2명이 사임하자, 조국 일가가 아닌 지역 인사 1명을 이사로 선출했다고 한다. 다만, 현재까지 학원 측으로부터 교육청에 새 이사의 취임 승인 신청이 접수되진 않았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취임 승인 신청은 결격 사유 조회 등 관련 서류를 첨부해 2개월 이내에 하면 된다”며 “웅동학원 이사진 총 수는 8명인데, 두 분이 빠지셨으니 이사회에서 결원을 보충하지 않을까 싶다”며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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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약속 지켜지나…조국 “올해 안에 확실히 정리”
앞서 2019년 8월 법무장관 후보 인사청문회를 앞둔 조 원장은 동생의 교사 채용 대가 뇌물 수수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가족의 이사진 사임과 웅동학원 사회 환원을 약속했다. 모친인 박 이사장도 당시 입장문을 통해 같은 내용을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은 6년간 지켜지지 않았다. 2013년 9월 학원 이사로 취임한 조 원장의 아내인 정경심(63) 전 동양대 교수만 이사진에서 물러났고, 모친은 이사장직을 유지해왔다. 2023년 9월엔 외삼촌이 이사에 취임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위원회의 경남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그해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3번에 걸쳐 웅동학원 측에 채무변제 계획서 제출과 이사장 등 친족의 이사진 사임을 권고했다. 웅동학원은 지난해 11월 13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수익용 재산 처분해 채무 변제 ▶채무 변제 및 사회 환원 완료 후 박 이사장 사임 ▶적임자 나타나면 친족 이사진 사임 등을 의결, 이틀 뒤 교육청에 이런 사실을 공문(이행각서)으로 알렸다.
그러다, 최근 조 원장이 모친의 이사장직 사임과 웅동학원 사회 환원 입장을 밝히면서 6년 만에 약속이 지켜질지 관심이 쏠렸다. 조 원장은 지난달 경남의 한 지역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확실하게 정리하고 (웅동학원의) 이사진도 새로 구성된다. 2019년 저와 어머니가 약속했던 걸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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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청, 이달 중 웅동학원 만나
남은 약속은 웅동학원의 사회 환원이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웅동학원 사회 환원은 채무 변제가 전제돼야 한다. 빚을 갚아야 법인을 해산할 수 있어서다. 학원이 진 빚은 약 91억원이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옛 진해시(현 창원) 마천동에서 두동으로 웅동중학교를 신축 이전하는 과정에서 부지 매입과 건축 공사비 등으로 발생한 채무다. 약 25만8000㎡(약 7만8000평) 규모 토지 등 웅동학원의 수익용 재산을 처분해 채무를 갚겠다는 게 학원의 채무변제 방안이었다. 이 토지는 공시지가 기준 68억원 상당으로, 실제 판매 때는 감정가액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남교육청은 이달 안에 신임 이사장 등 웅동학원 법인 관계자와 만나 토지 매각 후 채무 변제 등 기존에 약속한 이행각서 구체 실행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