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조국 母, 웅동학원 이사장 사임…외삼촌까지 일가 전원 이사진 물러나

중앙일보

2025.09.07 21: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조국혁신당의 조국(60·사진) 혁신정책연구원장의 모친이 ‘웅동학원’ 이사진에서 물러났다. 조 원장과 모친이 약속한 ‘가족의 웅동학원 이사진 사임’이 6년 만에 지켜진 셈이다. 웅동학원 사회 환원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2019년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이던 조 원장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웅동학원을 통한 가족의 사익 편취 의혹이 불거지자, 조 원장과 모친은 웅동학원 사회 환원과 함께 가족 모두 이사진에서 물러날 것을 약속했었다. 웅동학원은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사립학교 웅동중학교를 운영하는 학교 법인이다.



모친·외삼촌 모두 사임…조국 일가 물러나

8일 경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웅동학원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박정숙(87) 이사장의 사임을 의결했다. 박 전 이사장은 조 원장의 모친이다. 2009년 10월 학원 이사로 취임하고, 이듬해 3월 이사장을 맡은 지 15년 만이다. 같은 날 조 원장의 외삼촌 박모(69)씨도 이사직을 사임했다. 웅동학원 이사진에서 조국 일가 모두 물러난 것이다. 웅동학원은 이런 사실을 8일 경남교육청에 공문으로 알렸다.

웅동학원 이사회는 같은 날 새 이사장으로 이모(63)씨를 선출했다. 이씨는 2020년 10월 학원 이사로 취임(11월 등기)한 현 이사진 중 한 명이다. 또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웅동학원 소유의 웅동중학교 교장을 역임한 교육 경력자다. 학교 측 관계자는 “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오래 근무하셨던 분”이라고 전했다.

또한 학원 이사회는 조 원장의 모친과 외삼촌 등 이사 2명이 사임하자, 조국 일가가 아닌 지역 인사 1명을 이사로 선출했다고 한다. 다만, 현재까지 학원 측으로부터 교육청에 새 이사의 취임 승인 신청이 접수되진 않았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취임 승인 신청은 결격 사유 조회 등 관련 서류를 첨부해 2개월 이내에 하면 된다”며 “웅동학원 이사진 총 수는 8명인데, 두 분이 빠지셨으니 이사회에서 결원을 보충하지 않을까 싶다”며 고 했다.

2019년 당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동학원(웅동중학교) 모습. 뉴스1


6년 만에 약속 지켜지나…조국 “올해 안에 확실히 정리”

앞서 2019년 8월 법무장관 후보 인사청문회를 앞둔 조 원장은 동생의 교사 채용 대가 뇌물 수수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가족의 이사진 사임과 웅동학원 사회 환원을 약속했다. 모친인 박 이사장도 당시 입장문을 통해 같은 내용을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은 6년간 지켜지지 않았다. 2013년 9월 학원 이사로 취임한 조 원장의 아내인 정경심(63) 전 동양대 교수만 이사진에서 물러났고, 모친은 이사장직을 유지해왔다. 2023년 9월엔 외삼촌이 이사에 취임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위원회의 경남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그해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3번에 걸쳐 웅동학원 측에 채무변제 계획서 제출과 이사장 등 친족의 이사진 사임을 권고했다. 웅동학원은 지난해 11월 13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수익용 재산 처분해 채무 변제 ▶채무 변제 및 사회 환원 완료 후 박 이사장 사임 ▶적임자 나타나면 친족 이사진 사임 등을 의결, 이틀 뒤 교육청에 이런 사실을 공문(이행각서)으로 알렸다.

그러다, 최근 조 원장이 모친의 이사장직 사임과 웅동학원 사회 환원 입장을 밝히면서 6년 만에 약속이 지켜질지 관심이 쏠렸다. 조 원장은 지난달 경남의 한 지역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확실하게 정리하고 (웅동학원의) 이사진도 새로 구성된다. 2019년 저와 어머니가 약속했던 걸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8월 당시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이 밝힌 입장문. 중앙포토


경남교육청, 이달 중 웅동학원 만나

남은 약속은 웅동학원의 사회 환원이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웅동학원 사회 환원은 채무 변제가 전제돼야 한다. 빚을 갚아야 법인을 해산할 수 있어서다. 학원이 진 빚은 약 91억원이다.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옛 진해시(현 창원) 마천동에서 두동으로 웅동중학교를 신축 이전하는 과정에서 부지 매입과 건축 공사비 등으로 발생한 채무다. 약 25만8000㎡(약 7만8000평) 규모 토지 등 웅동학원의 수익용 재산을 처분해 채무를 갚겠다는 게 학원의 채무변제 방안이었다. 이 토지는 공시지가 기준 68억원 상당으로, 실제 판매 때는 감정가액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남교육청은 이달 안에 신임 이사장 등 웅동학원 법인 관계자와 만나 토지 매각 후 채무 변제 등 기존에 약속한 이행각서 구체 실행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안대훈([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