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월 대두 수입 '역대 최대'…"대부분 브라질産 예상"
전문가 "미중 무역협상 진전 없자 가공업체들 과도한 구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중국이 지난달 대두 수입량을 역대 최대 수준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으로부터 대두 수입 확대 압박을 받는 상황이지만, 증가한 수입 물량 대부분은 브라질산인 것으로 추측된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지난달 무역 실적을 인용해 8월 중국의 대두 수입량이 1천228만톤(t)으로 전년 동기(1천214만t) 대비 1.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선 7월 수입량 대비 5.2% 늘린 것일 뿐 아니라,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올해 1∼8월 누적 기준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7천331만t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로이터는 "미중 무역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수입 업체들이 남미에서 대두를 대규모로 사들였다"라며 "지난달 수입된 대두 대부분은 브라질산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중국 상하이의 농업 컨설팅업체 JCI의 로사 왕 애널리스트는 "8월 대두 수입량은 예상치인 1천100만t을 웃돌았다"면서 "이는 미중 무역협상이 별다른 진전이 없자 가공업체들이 과도하게 구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중국은 미국의 대두 수확기(9월~1월) 물량을 전혀 예약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의 대두 수출업체들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날릴 위기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산 대두 공급이 없는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중국 수입업체들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로부터의 구매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중국의 대두 가공업체들이 2025∼2026년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로부터 최대 1천만t의 대두를 구매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은 대두 수입처를 미국에서 브라질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중국 대두 수입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0%에서 지난해 18%로 감소했다.
지난달(7월) 기준으로는 브라질산 비중이 90%에 달했고, 미국산은 4%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 압박에 나선 상태다.
양국이 잠정 합의한 관세전쟁 휴전 90일 추가 연장안과 관련해 지난달 11일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이 빨리 대두 주문을 4배로 늘리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방향이나 속도에 따라 향후 국제 대두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류진루 궈위안선물 농업연구원은 "만약 미중 무역 협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공급 부족 우려가 현실화하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7∼29일 미중 무역협상 중국 측 대표 가운데 한 명인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은 미국을 방문해 미 관료들과 양국 무역협상 합의 이행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 언론은 당시 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실제로 논의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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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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