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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오요안나 母, MBC앞 단식농성.."딸 없는 세상, 이미 죽은것" 오열[Oh!쎈 이슈]

OSEN

2025.09.07 23:44 2025.09.08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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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은정 기자]고 오요안나 1주기 추모주간 투쟁선포 기자회견이 8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신사옥 앞에서 진행됐다. 고 오요안나의 어머니는 MBC 측이 사건을 덮으려고만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며 오는 8일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기자회견장 앞에 고 오요안나의 영정이 높여있다. 2025.09.08 /cej@osen.co.kr

[OSEN=조은정 기자]고 오요안나 1주기 추모주간 투쟁선포 기자회견이 8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신사옥 앞에서 진행됐다. 고 오요안나의 어머니는 MBC 측이 사건을 덮으려고만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며 오는 8일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기자회견장 앞에 고 오요안나의 영정이 높여있다. 2025.09.08 /[email protected]


[OSEN=김나연 기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에 이른 故오요안나의 모친이 MBC 측의 공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나섰다.

8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서는 故오요안나의 유족과 방송 및 언론 노조 등 총 44개 단체가  '추모주간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미디어 비정규직 노동인권 단체 '엔딩크레딧' 진재연 집행위원장은 "7월 30일 유가족이 MBC 안영준 사장 만나 미팅을 했다. 8월 22일 유가족과 직장갑질 119, 엔딩크레딧이 MBC 측과 만났다. 그 곳에서 공개사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기상캐스터 정규직화, MBC 내 비정규직 프리랜서 전수조사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MBC는 지금까지 제대로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MBC가 로비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하지만 유가족에게도 저희에게도 전혀 알리지 않았다. 오늘 이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1주기 추모주간 투쟁을 선포한다. 그리고 오요안나 어머니께서 단식을 시작하신다. 오요안나를 기억하는 분들, 방송 현장에 비정규직 프리랜서 문제를 해결하자고 목소리 모으는 많은 분들이 연대와 동참을 호소한다. MBC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차별하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싸움에 함께 해주시길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이후 이들 단체는 "MBC는 재발 방지대책 마련하라", "故오요안나 문제 해결 의지 없는 MBC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든 故오요안나의 어머니 장연미 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요안나가 떠난지 1년이 다 돼 간다. 하루하루 피끓는 시간 속에서 겨우 겨우 살아내고 있다. 요안나가 남긴 뜻이 있으니 나중에 만나면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힘겹지만 견디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요안나는 늘 혼자서 알아서 하는 아이였다. MBC에 지원한줄도 몰랐는데 합격 통지를 받아 와서 너무나 기뻤고, 둘이 껴안고 많이 울었다. 입사 후에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선배 때문에 힘들다고 했을때도 참으라고 타일렀고 여러 방법을 써 봤으나 나아지지 않아 선배들에게 제가 직접 찾아가서 부탁하고 싶었다. 제가 혼자 키우느라 아이가 힘든 일이 많았으니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참았다. 요안나가 알아서 한다고 하니 딸을 믿어보기로 했는데, 이러한 처참한 결과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오열했다.

故오요안나의 어머니는 "요안나를 죽게 한 선배들과 MBC의 행동이 생각하면 너무 끔찍했다. 뻔뻔하고 야비한 모습에 절망스러웠다. 젊은 여성의 피를 뽑아서, 뼈를 갈아서 방송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안나는 너무너무 살고싶어했다. 살고 싶고, 일하고 싶어서 발버둥 치고 얼마나 살려고 노력했는지 모른다. 제가 그만두라고 했는데도 꿈이 있어서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그런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MBC는 요안나가 죽은 후 부고 조차 내지 않으며 모른척 했고 자체적으로 진행한 진상조사 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OSEN=조은정 기자]故오요안나 1주기 추모주간 투쟁선포 기자회견이 8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신사옥 앞에서 진행됐다. 故오요안나의 어머니는 MBC 측이 사건을 덮으려고만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며 오는 8일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오씨의 어머니 장연미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08 /cej@osen.co.kr

[OSEN=조은정 기자]故오요안나 1주기 추모주간 투쟁선포 기자회견이 8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신사옥 앞에서 진행됐다. 故오요안나의 어머니는 MBC 측이 사건을 덮으려고만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며 오는 8일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오씨의 어머니 장연미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9.08 /[email protected]


이어 "MBC와 두 번 만나 요구안을 전달하며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성의도 없고 해결의 의지도 없다. 너무 자존심 상하는 눈빛으로 저를 쳐다봤다"며 "요안나의 1주기를 앞두고 저는 곡기를 끊으려고 한다. 요안나를 잃고 하루하루 고통이다. 우리 요안나가 없는 세상에서 저는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의 뜻을 받아 단식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MBC를 용서할 수가 없다. 한 생명은 우주입니다. 하지만 MBC는 수년을 일했어도 프리랜서라고, 비정규직이라고 벌레만도 못하게 취급한다. 싸우면서 알았다. 저는 요안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방송 미디어 산업의 수많은 청년들이 우리 요안나처럼 고통받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 고통스럽고 딸이 보고싶다. 어떻게 살아야할지 너무 막막하고 답답하다. 제발 도와달라. 1주기 전에 문제가 해결되고 MBC에서 더이상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해달라. 저는 요안나의 억울함을 풀고 떳떳한 엄마가 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현장에는 故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분향소가 설치됐고, 故오요안나의 어머니 등은 눈물로 추모객들을 맞이했다.

한편 故오요안나는 2021년부터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했지만, 2023년 9월 15일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유족 측에 따르면 故오요안나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17장의 유서를 남겼으며, 이후 가해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실명이 확산돼 파장을 일으켰다.

고용노동부는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고, 故오요안나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괴롭힘으로 볼 만한 행위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MBC는 " 관련자에 대한 조치와 함께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해 나가겠다. ‘상생협력 담당관’을 신설해 프리랜서 간, 비정규직 간 발생한 문제도 당사자 및 제3자가 곧바로 신고해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일부 프리랜서들의 근로자성 판단에 대해서는 법적 검토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합당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며 가해자로 언급된 기상캐스터 A씨와 계약을 해지했다. 다만 A씨를 제외한 3인에 대해서는 재계약을 진행해 또 한번 반발이 일었다.

이후 故오요안나 유족 측은 A씨에 대한 5억 1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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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조은정 기자


김나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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