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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고생, 5년간 사육당했다…"삼촌"의 끔찍한 동영상

중앙일보

2025.09.08 02:05 2025.09.0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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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더중플- 현직 형사과장의 '크라임 노트'
사건사고의 이면에는 뉴스 한 줄 만으론 알 수 없는 다층적인 삶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오늘의 추천!더중플은 '현직 형사과장의 크라임 노트'(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89)입니다. 박원식 서울 중랑경찰서 형사과장은 33년 경력의 경찰관입니다.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했고 범죄학을 전공한 그는 사건을 집요하게 들이파기도 하지만, 그 속의 사람들의 마음까지 읽는 경찰입니다. 그가 맡았던 굵직한, 마음에 파문을 남긴 사건들을 회고하는 시리즈입니다.

전문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제18화. 5년간 사라졌던 지적장애 딸


“잘 지내고 있다” 한밤의 전화

그해 3월의 바람은 여전히 매서웠다. 도시의 불빛이 희미하게 번져 있던 늦은 오후, 실종수사팀 사무실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떨림을 억누르지 못한 한 남자의 것이었다.

" 형사님, 제 딸한테 연락이 왔는데,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제발, 제 딸을 찾아주세요. "
그의 호소는 단순한 신고라기보다 절박한 기도의 울림 같았다.

신고자의 딸 유미영(23세·가명)에겐 지적장애가 있었다.
5년 전, 열여덟 봄날에 가출신고가 접수된 적이 있었다. 며칠 뒤 어렵게 찾아 집으로 돌려보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사라져 행방이 묘연했다. 그랬던 그녀가 이번에는 스스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 잘 지내고 있어요. "
그 짧은 안부인사 속에서 아버지는 알 수 없는 불길함을 감지했던 것이다.

전화를 끊자마자 수사팀은 망설임 없이 몸을 일으켰다. 책상 위에 걸쳐 두었던 외투를 움켜쥐고, 누군가는 열쇠를 챙기며 뛰어나갔다. 수십 건의 사건을 겪으며 다져진 직감이 말했다.

이건 단순한 가출이 아니다.
그들의 본능은 이미, 그 어딘가에서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한 젊은 여인이 도움을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실종수사팀은 지체 없이 움직였다.
서 팀장은 수많은 사건 속에서도 끝내 단서를 놓치지 않는 집요함의 달인이었다. 묵묵하지만 늘 결정적일 때 빛을 발하는 든든한 조 형사. 누구보다 피해자의 마음에 먼저 닿는 막내 최 순경까지 나섰다.
서 팀장은 지도를 보면서 나지막이 말했다.

" 단 한 줄기라도 실마리가 있다면 이 잡듯 뒤져보자. "

가장 먼저 미영양이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던 공중전화 부스의 위치를 추적했다. SNS, 메신저 대화 기록, 결제 내역, 심지어는 버스카드 사용 흔적까지. 마치 흩어진 퍼즐 조각을 맞추듯, 하나하나 삶의 잔향을 복원해 내는 작업이었다. 그 반복적인 발자취 추적을 형사들은 ‘생활반응 찾기’라 부른다.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 같았지만, 집요한 추적 끝에 결국 결정적 단서를 찾았다.

경기도 A시의 오래된 주택가.
한밤의 정적을 깨듯, 반지하 창문 틈새로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자 한 남성이 거칠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서른 중반쯤 되어 보이는 그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문틈 사이로 스쳐간 장면이 형사들을 멈춰 세웠다.
일러스트 미드저니, 이경희 기자

낡은 방 안,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두 여성.
창백한 얼굴, 공허하게 흔들리는 눈동자.
사진으로 수없이 확인했던 바로 그 얼굴, 미영양이었다.

" 경찰입니다. 잠시 나와 주시겠습니까? "
조 형사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 무슨 일이죠? "
남자가 능청스럽게 물었다.

" 실종 신고된 여성을 찾고 있습니다. 신분증 좀 확인하겠습니다. "

남자는 태연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이 아이들요? 제 조카들이에요. "

그러나 그의 말은 공허했다.
여성들의 눈빛은 이미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도움을 바라는 무언의 비명, 그 절망의 흔들림은 누구도 속일 수 없었다.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최 순경이었다. 그는 급히 안으로 들어가 두 여인을 담요로 감싸며 조용히 안심시켰다. 그 순간, 방 안을 가득 채우던 긴장과 침묵이 무너졌다.

서른네 살의 남자, 강영대(가명).
그날 밤, 우리는 그를 간음유인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미영양과 함께 발견된 또 다른 여성은 한수민(가명·22세)양이었다.
서 팀장은 여성 두 명을 강영대와 분리시켰다. 이어 여성 전담 형사를 투입해 그들이 어떤 경위로 그와 만나게 되었고, 지난 세월 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조사하게 했다.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강영대는 5년 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당시 18세였던 미영양과 17세였던 수민양을 차례로 만났다.
그는 미영양에게 밥을 사주고 선물을 건네며 호감을 얻은 뒤, 자연스럽게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두 달 뒤에는 같은 방식으로 수민양을 불러들여, 결국 두 여성을 함께 집 안에 가둔 채 번갈아가며 성관계를 가졌다.

그는 생계를 주식 투자로 유지하며 바깥과 단절된 생활을 이어갔다. 두 여성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외출할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반드시 그의 감시와 동행 아래에서만 가능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그들을 가족과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교묘한 가스라이팅을 통해 철저히 지배한 것이다.

" 무슨 문제가 있나요? "
능청스럽게 웃던 강영대의 얼굴을 마주하며, 서 팀장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까스로 삼켜야 했다. 곧장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영잘실질심사 결과는 허탈했다.

※ 이 글은 필자의 실제 경험을 기록한 개인적 의견일 뿐 경찰의 공식 견해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유지를 위해 일부 각색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형사들은 강영대를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었을까요. 전문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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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이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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