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이민자 출신에 대한 과잉 대응과 인종차별 논란을 종종 일으키는 프랑스 경찰이 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오후부터 소셜미디어에 퍼진 한 동영상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관 3명이 거리에서 한 청년을 검문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경찰관이 청년에게 다가가며 말을 거는가 싶더니 갑자기 왼손으로 청년의 오른쪽 뺨을 냅다 갈긴다. 계속되는 장면에서 이 경찰관은 자신의 훈계를 가만히 듣는 이 청년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청년은 팔을 들어 자기 얼굴에 묻은 침을 닦아냈다.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관들은 동료의 행동을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이 영상은 지난달 28일 파리 근교의 이주민 밀집 지역인 생드니에서 촬영됐다.
경찰 소식통은 일상적인 검문 중에 발생한 일이라며 영상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영상을 접한 극좌 성향 굴복하지않는프랑스 소속 지역구 의원 알리 디우아라는 이 경찰관을 검찰에 신고했다.
디우아라 의원은 검문당한 청년이 "어떤 공격성이나 위험성도 보이지 않았고 복종적이었다"며 "그의 신체적, 정신적 존엄성에 가해진 모욕적이고 비인간적인 침해로, 이런 폭력 사용은 정당화할 수 없으며 완전히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사회당 소속 마티외 아노탱 생드니 시장 역시 "경찰관은 모범이 돼야 한다. 시민에게 그럴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거기에서 힘을 얻기 때문"이라며 "경찰관이 불량배처럼 행동하기 시작하면 그들은 모든 권위를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고 프랑스 앵포가 전했다.
경찰은 자체 감찰 기관을 통해 이 경찰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프랑스 경찰은 2023년 6월 경찰 검문을 피해 도주하려던 알제리계 나엘(당시 17세)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등 종종 이주민 출신이나 소수 인종에 대한 과잉·차별 대응으로 비판받고 있다.
나엘 사건으로 프랑스 전역에서 폭력 시위가 발생하고 정부와 경찰 내부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나왔음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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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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