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황금 왼발' 이강인(24)이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언제쯤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을까. 우스만 뎀벨레(28)와 데지레 두에(20, 이상 PSG)가 부상으로 쓰러졌음에도 이강인에게는 기회가 많이 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심지어 이강인보다 먼저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가 다름 아닌 2008년생 음바예이기에 더 충격이 크다.
프랑스 '레퀴프'는 7일(이하 한국시간) "곤살로 하무스, 음바예, 이강인: PSG에서 부상당한 뎀벨레와 두에를 대체하게 될 선수는 누구일까?"라며 "PSG는 두에와 뎀벨레의 부재로 공격진을 재편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무스와 음바예가 이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PSG가 공식 발표한 메디컬 리포트에 따르면 뎀벨레와 두에 모두 프랑스 대표팀에 소집돼 9월 A매치를 소화하던 중 부상으로 쓰러졌다. 지난 6일 열린 우크라이나전에서 나란히 통증을 호소한 것.
먼저 두에는 오른쪽 종아리 염좌로 4주 이상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뎀벨레의 경우는 조금 더 심각하다. 그는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최소 6주 결장이 예상된다. 한 번 다치면 재발하기 쉬운 햄스트링 부위인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수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뎀벨레와 두에 모두 PSG 공격의 핵심 자원이다. 둘이 빠진다면 팀으로서는 큰 타격이지만,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강인으로서는 새로운 기회인 셈. 만약 이강인이 이 틈을 타 맹활약을 펼친다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마음을 돌려놓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기 시작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대신해 흐비차 크바라첼리아와 두에, 브래들리 바르콜라에게 측면 공격수 자리를 맡겼고, 중원에서도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주앙 네베스 조합에게 신뢰를 보냈다.
다재다능함을 앞세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사랑을 받았던 이강인이지만, 순식간에 상황이 달라진 것. 그는 2006년생 세니 마율루에게도 밀리면서 PSG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물론이고 올여름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강인으로선 증명할 기회가 절실한 상황. 하지만 두에와 뎀벨레가 쓰러졌다고 해도 여전히 경쟁은 쉽지 않다. 흐비차와 바르콜라라는 확고한 주전 공격수 두 명이 있기에 PSG의 스리톱에서 남은 자리는 하나뿐이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레퀴프는 그 자리가 이강인의 것이 아니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흐비차의 위치에 따라 스트라이커 하무스와 측면 공격수 음바예가 번갈아 엔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흐비차가 우측에 배치되면 하무스가, 흐비차가 중앙에 배치되면 음바예가 선발 출전할 수 있다는 것.
레퀴프는 "엔리케 감독은 중앙 공격수와 오른쪽 윙어를 대체해야 하지만, 이는 큰 변화가 아니다. 바르콜라가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기 때문에 센터 포워드만 찾으면 된다. 뎀벨레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지만, 하무스가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며 "하무스는 속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분명히 박스 안에서 뛰어난 선수다. 기록도 49경기 20골 6도움으로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강인이 우측 공격수 자리를 두고도 2008년생 유망주 음바예에게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 매체는 "PSG는 올여름 이강인의 이적을 막은 것에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름 초부터 젊은 음바예가 시스템적으로 이강인을 제치고 있다. 이번 개편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선수는 바로 음바예"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레퀴프는 "시즌 재개 이후 부상당한 마율루도 높은 위치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엔리케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에 마율루의 개성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여름에 첫 프로 계약을 체결한 18세의 퀸틴 은잔투를 비롯해 훈련에 참여한 다른 젊은 선수들이 스쿼드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결론적으로 이강인은 음바예에게도 밀리면서 출전 시간을 두고 10대 유망주들과 치열하게 맞붙어야 한다. 실제로 음바예는 올 시즌 리그1에서 벌써 3경기(선발 1회)에 나서며 이강인(2경기, 선발 1회)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잡았다.
게다가 마율루가 부상 복귀한다면 이강인은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마율루는 지난 시즌에도 엔리케 감독이 교체 카드를 활용할 때 이강인보다 먼저 선택받았던 선수다. 유스 출신 캉탱 은잔투까지 1군 합류가 점쳐지고 있다는 점 역시 이강인으로선 달갑지 않다.
레퀴프의 예상이 현실이 된다면 이강인으로선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꾸준한 출전 시간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 이미 여름 이적시장은 닫혔지만, 1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서라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수 있다. '대표팀 에이스' 이강인이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홍명보호로서도 큰 악재다.
이강인은 올여름에도 많은 이적설에 휩싸였다. 레퀴프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노팅엄이 그의 몸값으로 3000만 유로(약 487억 원)를 제시하기도 했지만, PSG가 거절했다. 그럼에도 개막 후 3경기에서 평균 31분밖에 뛰지 못하고 있는 이강인이다. 특히 리그만 보면 2라운드 앙제전 9분, 3라운드 툴루즈전 0분으로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