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스라엘행 무기, 우리 영공·항구 못 지나"
이스라엘 "국내 부패 스캔들에서 여론 돌리려는 반유대주의 조치"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스페인이 이스라엘행 무기를 선적한 선박과 항공기가 스페인에 기항하거나 영공을 지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AFP·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에서 '인종학살'(제노사이드)을 멈추기 위한 조치라며 이스라엘 무기 기항·영공통과 금지, '인종학살 직접 관련자'의 입국 금지 등을 발표했다.
현재 사실상 시행 중인 이스라엘과 군 장비 매매 금지의 법제화,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이스라엘 정착촌 생산 제품 수입 금지도 포함됐다.
또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자금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산체스 총리는 방송 연설에서 "이번 조치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그의 정부에 압박을 가해 팔레스타인인이 겪는 고통을 일부라도 덜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작전은)더는 방위가 아니다"라며 "심지어 공격도 아니다. 이는 방어력이 없는 사람들을 몰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가 무관심하며 이스라엘과 공모하는 것이라고도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바로 반발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부패한 산체스 정부는 명백히 반이스라엘, 반유대주의적 캠페인을 계속하면서 국내 스캔들로부터 스페인 대중의 관심을 돌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스페인의 극좌 성향 연립정부 파트너 수마르 소속인 욜란다 디아즈 부총리 겸 노동장관과 시라 레고 청년부 장관의 이스라엘 입국을 금지했다.
디아즈 부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인종학살을 저지르는 국가가 레고 장관과 내 입국을 금지하다니 영광"이라며 산체스 총리에게 이날 발표한 조치보다 더 강하게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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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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