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폴란드 당국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수배를 근거로 체포한 러시아 반체제 밴드 멤버를 이틀 만에 풀어줬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폴란드 검찰은 8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의 인도적 체류 허가와 2022년 크로아티아 법원이 내린 결정 등을 이유로 펑크록 밴드 푸시 라이엇의 아이솔탄 니야조바를 석방했다고 밝혔다.
수바우키 지방검찰청 대변인 보이치에흐 픽텔은 "심문 결과 송환 때까지 구금을 청구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석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니야조바는 지난 6일 보호소에 맡긴 애완견을 데리러 리투아니아에서 폴란드로 입국했다가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검거됐다.
투르크메니스탄 당국은 니야조바가 자국 중앙은행 자금 4천만달러를 빼돌렸다며 2002년 그를 인터폴에 수배했다. 그는 2011년 스위스에서 체포됐지만 투르크메니스탄 아닌 러시아로 송환됐다. 2022년에는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서 붙잡혔으나 곧바로 풀려났다.
니야조바는 옥중 사망한 투르크메니스탄 반체제 인사의 딸이지만 투르크메니스탄 국적을 가진 적은 없다. 푸시 라이엇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독재정권을 비판한 게 유일한 죄"라며 투르크메니스탄 당국이 정치적 이유로 횡령 혐의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푸시 라이엇은 201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결성된 펑크록 밴드이자 퍼포먼스 집단이다. 이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모스크바의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교회 권력을 비판하는 공연으로 멤버들이 체포되며 국제사회에 이름을 알렸다.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2018년 이들에 대한 징역형 선고가 유럽인권보호조약 위반이라며 러시아 정부가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밴드는 멤버들이 옥살이하고 나온 뒤 주로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계연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