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유격수 김하성(30)을 웨이버 클레임으로 영입한 것은 내년에도 함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가능했다. 김하성이 내년 연봉 16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22억원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미국 ‘USA투데이’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소식을 전하며 김하성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애틀랜타는 지난 2일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웨이버 공시된 김하성을 클레임으로 영입했다. 김하성의 올해 잔여 연봉 약 200만 달러, 내년 선수 옵션 실행시 연봉 1600만 달러 조건도 떠안았다.
기사를 작성한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2026년 1600만 달러 계약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지 않았다면 탬파베이에서 그를 웨이버로 영입하는 모험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하성은 확실히 잔류하며 애틀랜타는 유격수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하성이 합류하기 전까지 애틀랜타 유격수들은 타율 .217, 장타율 .249, OPS .524로 메이저리그 최악이었다. 김하성이 홈런을 치기 전까지 유격수 자리에서 시즌 내내 홈런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며 유격수가 최대 취약 포지션이었던 애틀랜타 팀 사정상 김하성이 꼭 필요한 전력이라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지난 2월 탬파베이와 1+1년 보장 2900만 달러에 FA 계약했다. 올해 연봉 1300만 달러를 받고, 내년 연봉 1600만 달러는 선수 옵션으로 이뤄진 계약. 스몰마켓인 탬파베이 구단 최고 연봉으로 큰 투자를 했다.
그러나 어깨 수술과 재활로 김하성의 복귀에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트리플A 재활 경기 중 햄스트링 통증으로 10일 가까이 쉬어간 김하성은 지난 7월5일 메이저리그에 올라왔지만 종아리, 허리 부상에 시달리면서 부상자 명단을 들락날락했다. 실전 공백과 잦은 부상 영향인지 김하성은 탬파베이에서 24경기 타율 2할1푼4리(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OPS .612로 부진했다.
[사진] 애틀랜타 김하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달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가 올라온 뒤 유격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자 탬파베이는 과감하게 김하성을 웨이버했다. 김하성이 옵트 아웃하지 않을 경우 내년 연봉 1600만 달러를 줘야 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김하성이 내년에 반등하면 아깝지 않을 연봉이지만 확신이 부족했다.
웨이버 클레임을 건 애틀랜타는 김하성의 반등을 믿고 모험을 걸었다. 기대대로 유니폼을 갈아입자마자 김하성은 빠르게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적 첫 경기였던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2안타 멀티히트로 신고를 하더니 4일 컵스전에선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적 후 5경기 타율 2할9푼4리(17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 OPS .787로 반등하며 김하성이 옵트 아웃으로 FA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보 비셋(토론토 블루제이스)을 제외하면 FA 유격수 자원이 척박하고,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는 김하성이라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사진] 애틀랜타 김하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로쿠스포츠’ 중계진도 “김하성이 짧은 기간 굉장히 인상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애틀랜타는 남은 시즌 그를 보기 위해 올해 잔여 연봉 200만 달러를 기꺼이 지불했다. 건강할 때 김하성은 엄청난 재능을 가진 선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이미 보여줬다”며 “흥미로운 상황이다. 김하성에겐 내년 1600만 달러 선수 옵션이 있는데 그 돈을 받고 여기 남을지, 아니면 도전을 위해 다른 팀으로 갈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잔류 여부를 궁금해했다.
하지만 공신력 높은 나이팅게일 기자에 따르면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옵트 아웃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데려왔다. 남은 한 달간 맹활약을 해도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않았고, 내구성에 물음표가 붙은 상태에서 섣불리 FA 시장에 나오기 어렵다. 내년 보장된 연봉 1600만 달러 이상 계약을 받아낼 거라 장담할 수도 없다.
김하성 입장에선 유격수 자리를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는 애틀랜타에 남는 것이 좋다. 내년에 풀타임으로 건강을 증명하며 FA 시장에 나온다면 더 좋은 대우를 기대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