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만 22세의 옌스 카스트로프를 소개한다."
한국 축구 최초의 '외국 태생 혼혈 국가대표' 옌스 카스트로프(22,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분데스리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분데스리가는 8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스트로프: 묀헨글라트바흐의 미드필더,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는 누구일까?"라는 제목으로 카스트로프를 집중 조명했다.
이어 "카스트로프는 새로운 팀인 묀헨글라트바흐에서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그는 미국 원정에서 대한민국 성인 대표팀 선수로 첫 출전을 하며 놀라운 모험을 겪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22세의 카스트로프를 소개한다"라고 덧붙였다.
카스트로프는 지난 7일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미국의 9월 A매치 친선 경기에서 교체 출전, 한국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이날 홍명보 감독은 그에게 출전 시간을 주겠다고 예고했던 대로 후반 18분 카스트로프와 김진규를 바꿔줬다. 카스트로프는 최근 대표팀에 발탁된 뒤 '꿈이 이뤄진 순간이자 자랑스러운 시간'이라고 밝힌 데 이어 곧바로 A매치 데뷔까지 마치게 됐다.
이로써 독일과 한국 혼혈 선수인 카스트로프는 한국 대표팀 소속으로 공식 경기를 소화하면서 완전한 태극전사가 됐다. 그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중 국적자로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났지만, 최근 독일 축구협회(DFB)를 대신해 한국 축구협회(KFA)를 택하며 홍명보호에 합류했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전까지 외국에서 태어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혼혈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한국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수비수 장대일과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강수일이 한국 대표팀에서 뛴 사례가 있지만, 둘 다 한국 출생 선수였다.
한국 축구 최초의 '외국 태생' 혼혈 국가대표 선수가 된 카스트로프. 독일 연령별 대표팀 출신이기도 한 그는 뒤셀도르프와 쾰른 유스를 거쳐 뉘른베르크, 묀헨글라트바흐 등 쭉 독일 무대에서만 뛰어왔지만, 성인 대표팀만큼은 한국을 택한 것.
[사진]OSEN DB.
[사진]OSEN DB.
분데스리가도 독일을 떠나 태극마크를 단 카스트로프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분데스리가는 "카스트로프는 어릴 적 국내 대회와 UEFA 유스 리그에서 활약하며 뛰어난 재능을 보여줬다. 그는 프로 무대에 오를 만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금세 드러났다"라며 그의 커리어를 설명했다.
지난달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A매치 데뷔까지 마친 카스트로프. 그는 '월드컵 위너' 마리오 괴체와 닮았다고 소개됐다. 분데스리가는 "수비부터 공격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카스트로프는 미드필더로 뛸 때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우승자이자 프랑크푸르트의 스타인 괴체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카스트로프는 발로 공을 받길 좋아하고, 상대를 제치고 빠른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지녔다. 그는 경기 중 빠른 판단을 보여주며 탄탄한 볼 컨트롤과 다양한 기술도 보유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분데스리가는 "카스트로프의 국가대표팀 변경 요청은 2025년 8월 FIFA의 승인을 받았다. 그는 곧바로 한국 남자 대표팀에 발탁된 최초의 혼혈 외국 선수가 됐다"라며 이제 카스트로프가 독일 대표팀과는 완전히 작별했음을 알렸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카스트로프의 합류는 홍명보호에 분명 호재다. 그는 2선과 3선, 우측면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자원이다. 한국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는 아니지만, 홍명보호의 스리백엔 안성맞춤일 수 있다. 실제로 카스트로프는 지난 시즌 뉘른베르크에서 3-4-2-1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 4-4-2 포메이션의 측면과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며 뛰었다.
카스트로프는 데뷔전에서도 홍명보 감독이 기대했던 '파이터'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백승호와 호흡을 맞추며 미국의 공격을 차단하는 데 힘썼다. 때로는 거친 반칙으로 위험한 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주기도 했지만, 한 발 빠른 커팅과 단단한 몸싸움, 경합 능력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공격 상황에선 빠르게 전진해 숫자 싸움에 가담하기도 했다.
이는 카스트로프가 좋아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분데스리가에 따르면 그는 지난 7월 "경기장 위에서 역동성이 날 돋보이게 한다. 어떤 포지션을 맡든 내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8번으로 뛰기도 했다. 6번으로도 뛸 수 있다. 난 적응력이 뛰어나고 팀에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에서 뛸 수 있다"라고 외쳤다.
마지막으로 분데스리가는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 인생에서 이런 결정을 내릴 때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내 마음은 한국을 위해 뛰고 싶다고 말했고, 그래서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밝힌 카스트로프의 말을 전하며 "카스트로프가 국가대표 충성 의지를 한국으로 전환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