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세인트루이스 라일리 오브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한국계 우완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30·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활약하며 고향 시애틀로 금의환향한다.
오브라이언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9회 구원 등판,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고 세인트루이스의 4-3 승리를 완성했다. 시즌 3세이브째.
1점차 리드 상황에서 올라온 오브라이언은 선두타자 케이시 슈미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드류 길버트를 우익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한 뒤 패트릭 베일리를 2루 땅볼 유도, 4-6-3 병살타로 경기를 끝냈다. 총 투구수 11개로 1점 리드를 지켰다.
‘MLB.com’은 ‘오브라이언은 세이브를 따낸 뒤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투수로서 고향 퍼시픽 노스웨스트로 돌아간다. 마이너리그에서 8시즌을 보냈던 그는 이제 확실한 메이저리그 투수로서 자부심을 안고 고향으로 향한다’고 전했다.
세인트루이스는 9일부터 시애틀 매리너스 상대로 원정 3연전을 갖는데 오브라이언에겐 고향 방문이다. 미국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준영’이라는 한국식 미들 네임도 있는 오브라이언은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2017년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29순위로 탬파베이 레이스에 지명된 뒤 2020년 8월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돼 2021년 9월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룬 오브라이언은 2022년 4월 양도 지명(DFA)을 거쳐 시애틀로 이적했다. 어릴 때 응원하던 고향팀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해 5월8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구원 1경기(1이닝 무실점)가 유일한 등판으로 바로 다음날 트리플A로 강등됐다. 이후 시즌을 마친 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돼 시애틀을 떠났다.
시애틀에선 워낙 좋은 투수들이 많아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세인트루이스에 와서 잠재력이 터지고 있다. 지난해 개막 로스터에 들어갔으나 오른쪽 팔뚝 염좌로 장기 이탈했고, 올해도 4월말 콜업 후 5월초 다시 트리플A로 강등되는 시련의 시간이 있었지만 6월초 재콜업된 뒤 로스터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33경기(39⅓이닝) 3승3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1.60 탈삼진 36개 WHIP 1.09 피안타율 1할9푼1리. 평균 시속 98.2마일(158.0km) 싱커를 중심으로 슬라이더, 커브를 던지는 오브라이언은 약점이었던 제구 불안을 딛고 핵심 불펜으로 자리잡았다. 8월 이후 세이브 3개를 거두며 마무리로서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세인트루이스 라일리 오브라이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브라이언은 “메이저리그에 남아있는 게 정말 좋다. 아직은 매일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어 올해를 되돌아볼 여유가 없지만 오프시즌이 되면 분명 자랑스럽게 느껴질 것이다”며 “시애틀에 가서도 의미 있는 이닝을 던질 수 있길 기대한다”는 말로 빅리거로서 고향 방문에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시애틀 홈구장 T-모바일파크에 가족과 친구들로 약 40명을 초대할 계획인 오브라이언은 “어릴 때 항상 거기서 스즈키 이치로를 보며 그곳에서 뛰는 꿈을 꿨다. 현실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지금 내가 맡은 마무리 역할은 내 경쟁심을 더욱 끌어올린다. 9회 1점차 상황에서 마운드에 서면 무조건 타자를 잡는 것만 생각하게 된다. 정말 즐겁고, 이 역할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오브라이언이 마무리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을 유지하는 건데 훌륭하게 잘하고 있다. 그는 어떤 상황이든 항상 공격적인 자세로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부정적인 요소가 다음 투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게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어떤 상황에도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유지하며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사진] 세인트루이스 라일리 오브라이언(오른쪽)이 경기를 끝낸 뒤 포수 페드로 파헤스와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