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 셀프로 괄사(마사지도구) 마사지를 했는데, 갑자기 한쪽 눈이 실명됐습니다. 100세까지 사는 게 꿈이었고, 직업도 운동 강사였습니다.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해 화제가 된 사연이다. 스스로를 ‘평소 건강했던 30대 여자’로 소개한 네티즌은 마사지를 다룬 한 유튜브 영상에 댓글로 사연을 남겼다. 그는 “(마사지는) 정말 위험한 행동인 것 같다. 모든 사람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적었다.
마사지하다가 근육도, 관절도 아닌 눈이 망가지는 일이 어떻게 생길 수 있는 걸까. ‘운이 나빴겠지’ 싶겠지만, 전문가들은 “누구에게든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심지어 마사지를 하다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곳’을 잘못 건드린다면 말이다.
몸이 뻐근할 때마다 무심코 해왔던 마사지, 어디를 어떻게 건드리면 위험한 걸까. 마사지건·괄사·안마의자 등 각종 도구가 유행하는데, 모두 멀리하는 게 좋을까. 일각에선 ‘치매 예방에 목 마사지가 도움된다’고도 하던데, 누구 말이 맞는 걸까. 마사지를 둘러싼 각종 궁금증을 방오영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파헤쳐 봤다.
방 교수는 “목 부위에는 뇌에 피를 공급하는 중요한 혈관들이 지나가고 있다”는 설명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 목에는 심장에서 뇌로 피를 보내주는 경동맥·척추동맥 등의 중요한 혈관이 자리하고 있다. 목 마사지와 같은 외부적 충격으로 인해 이들 혈관이 찢어질 수 있고, 그 결과 눈이나 뇌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 경추(목) 마사지로 목을 강하게 압박하거나 카이로프랙틱*에서 시행하는 빠르게 목을 비트는 식의 행위는 매우 위험합니다. "
(*카이로프랙틱: 척추와 관절을 손으로 교정해 신경계·근골격계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대체의학적 치료법)
방 교수에 따르면 목 마사지 등으로 인한 뇌동맥 박리(뇌혈관이 손상되면서 뇌경색·뇌출혈을 유발하는 질환)는 서양인보다 한국인에게서 나타날 위험이 더 크다.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혈관이 다소 얇은 데다, 목 길이는 짧아서 목을 과하게 젖히거나 굽힐 경우 혈관이 더 쉽게 당겨지면서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 교수는 마사지를 받다가 실명하는 사고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심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경동맥은 여러 갈래로 나눠지는데, 첫 번째 가지가 눈 등에 혈액을 공급하는 안(眼)동맥이다. 동맥이 찢어지면서 생긴 혈전(피떡)이 안동맥으로 흘러가면 눈 혈관이 막혀(망막동맥폐쇄) 안 보이게 되는 것이다. 혈전이 눈 대신 뇌로 흘러가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 증상이 일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