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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캄보디아·미얀마 사기작업장 관련 개인·기업 무더기 제재

연합뉴스

2025.09.0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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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누크빌·쉐코코 '소굴'…제재 개인 7명 중 5명 중국 출신
美, 캄보디아·미얀마 사기작업장 관련 개인·기업 무더기 제재
시아누크빌·쉐코코 '소굴'…제재 개인 7명 중 5명 중국 출신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캄보디아와 미얀마에 밀집한 대규모 사기 작업장 관련 개인 7명·기업 12곳에 제재를 부과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강제 노동과 폭력을 사용해 미국인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훔치는 동남아 전역의 대규모 사기 센터 네트워크에 대한 제재를 이행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에서는 중국계 카지노들이 대거 들어선 남동부 시아누크빌의 여러 사기 작업장 관련 개인 4명, 기업 6곳이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곳에서는 당초 중국 범죄조직들이 카지노로 지었다가 가상화폐 투자 사기 등 사기가 더 많은 수익을 내자 '범죄단지'로도 불리는 사기 작업장으로 바뀐 시설이 다수라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제재 대상이 된 개인 4명은 모두 중국 출신으로 중국 정부의 단속을 피해 캄보디아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얀마에서는 남동부 카인주의 태국과 국경 지대에 위치한 쉐코코 지역을 장악하고 사기 작업장을 운영하는 카렌족 민병대 카렌민족군(KNA) 관계자 3명과 관련 기업 6곳이 제재 대상이 됐다.
이 중 대규모 사기 작업장 한 곳을 만든 중국 출신 서즈장은 불법 온라인 도박계의 거물로서 2022년 태국에서 체포돼 수감 상태다.
존 헐리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보는 성명에서 동남아 사이버 사기 산업이 미국인의 복지와 재정적 보안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을 노예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인들이 지난해 동남아에 기반을 둔 사기로 인해 잃은 금액이 100억 달러(약 13조9천억원) 이상에 달한다면서 조직화한 금융 범죄와 싸우고 이런 사기 피해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제재 대상엔 심각한 인권 탄압이나 부패에 관여한 인사의 미국 재산을 동결하고 비자를 제한하며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글로벌 마그니츠키법이 적용됐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캄보디아 실권자인 훈 센 상원의장의 측근인 유명 사업가이자 집권당 소속 상원의원 리 용 팟(66)과 그의 리조트·호텔 등 5개 기업체를 사기 작업장 관련 혐의로 제재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미얀마 KNA와 지도자 소 칫 투, 그의 두 아들인 소 흐투 에 무, 소 칫 칫에 대해 온라인 사기 작업장을 지원한 혐의로 제재를 가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그와 KNA는 근거지인 태국 접경 지역 쉐코코에서 사기 조직들에 땅을 임대하고 보안·전력 공급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신매매·밀수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6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는 대규모 사기 작업장 53곳과 의심 장소 수십 곳이 파악됐으며, 이들은 캄보디아 정부의 비호·방치 하에 번창하면서 그 수가 계속 늘고 있다.
이처럼 팽창하는 캄보디아 사기 산업은 현재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에 달하는 연간 125억 달러(약 17조4천억원) 이상을 창출하고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는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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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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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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