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리그 역대 최다 도움 기록을 보유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라이언 긱스(50)가 또다시 프리미어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실력과 업적만 놓고 보면 이미 헌액돼야 마땅하지만, 사생활 논란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8일(한국시간) 2025년 명예의 전당 후보 15인을 발표했다. ▲솔 캠벨 ▲마이클 캐릭 ▲저메인 데포 ▲파트리스 에브라 ▲세스크 파브레가스 ▲레스 퍼디난드 ▲로비 파울러 ▲에당 아자르 ▲게리 네빌 ▲마이클 오언 ▲테디 셰링엄 ▲다비드 실바 ▲야야 투레 ▲에드윈 반 데 사르 ▲네마냐 비디치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결국 긱스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1992년 리그 출범 이후 무려 13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EPL 역사상 가장 많은 162개의 도움을 기록한 인물이지만 2021년 명예의 전당 제도가 신설된 이후 단 한 차례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긱스와 같은 시대 맨유의 황금기를 이끈 동료들인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 웨인 루니, 리오 퍼디난드, 피터 슈마이켈 등은 이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커리어만 놓고 본다면 긱스가 뒤처질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 그의 반복되는 탈락 배경에 사생활 문제가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명단 공개 후 영국 '데일리 메일'은 "긱스는 사실상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긱스는 과거 불륜 논란으로 대중의 비판을 받았고, 웨일스 대표팀 감독 시절이던 2020년에는 전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섰다. 잇따른 구설은 그가 리그 최고의 업적을 쌓고도 상징적 영예에서 멀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긱스의 제외를 두고는 매년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경기장에서 남긴 업적만 본다면 당연히 헌액돼야 한다는 주장과, 심각한 사생활 논란 인물을 기리는 것은 리그의 가치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그러나 5년 연속 후보 탈락이라는 현실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긱스의 명예의 전당 입성을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올해 팬 투표는 9월 15일까지 프리미어리그 앱과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된다. 투표 결과는 이미 헌액된 24인의 명예의 전당 멤버(알렉스 퍼거슨 경,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등)에게 전달되며, 최종 두 명이 선정돼 오는 11월 4일 런던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헌액된다.
긱스의 화려한 커리어는 여전히 빛나지만, 그의 사생활은 '명예의 전당' 문턱을 막고 있는 가장 큰 그림자가 됐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