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언론, 비슷할 시기 필적 분석해 '맞는 것 같다' 추정
"성 빼고 이름만 서명할 땐 마지막 'd'자 꼬리 길게 끄는 버릇"
트럼프 아니라는데…엡스타인 외설편지 속 서명 진위 논란
현지언론, 비슷할 시기 필적 분석해 '맞는 것 같다' 추정
"성 빼고 이름만 서명할 땐 마지막 'd'자 꼬리 길게 끄는 버릇"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엡스타인 생일책 편지'에 적힌 '도널드'라는 서명이 자기가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런 주장을 반박하는 분석을 8일(현지시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널드'라는 이름과 '트럼프'라는 성을 함께 적어 서명하는 경우와 '도널드'라고 성은 빼고 이름만 적어 서명하는 경우 특징이 서로 달랐으며, 엡스타인 생일책 편지에 적힌 서명은 후자에 해당한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로 공문서 등 공식 문서에 '도널드 트럼프'라고 서명했을 때와는 달리, 주로 친구나 측근 인사에게 보내는 개인적 편지에 '도널드'라고 서명할 때는 마지막의 'd'자 끝부분을 오른쪽으로 길게 죽 그어서 쓰는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1987년부터 2001년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에드워드 코흐 전 뉴욕시장 등 뉴욕시 관계자들에게 보낸 편지 여러 통에서 이런 특징이 드러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뉴욕시청 자료보관소에서 찾은 편지들에 실린 서명의 사진을 공개했다.
NYT의 이번 분석 기사는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테일러 부도위치 백악관 공보·인사 담당 부비서실장이 올린 게시물을 반박하려는 의도다.
부도위치 부비서실장은 소셜 미디어에 '도널드 트럼프'라고 성명이 함께 적힌 트럼프 대통령 서명의 사진을 올리고 "그의 서명이 아니다. 명예훼손이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부도비치 부비서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서명이 '엡스타인 생일축하편지'에 실린 '도널드' 서명과는 특징이 다르다고 설명함으로써 그 편지에 실린 서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는 의도로 글을 올렸다.
트럼프가 서명했는지 여부에 대해 진위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엡스타인 생일 편지'는 2003년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에 엡스타인의 친구들과 가족들이 보낸 편지들을 묶은 '생일책'에 포함돼 있다.
이 편지는 여성 나체의 윤곽선을 그리고 그 위에 '제프리'와 '도널드'가 대화하는 식으로 짤막한 문장을 적은 뒤 "생일 축하해, 그리고 하루하루가 또 다른 멋진 비밀이 되길"이라고 끝맺었다.
그림 아래에는 성명이 '도널드 J. 트럼프'라고 타이핑돼 있었으며 그 아래에 도널드'라고 성을 뺀 이름이 서명돼 있다.
미 하원 감독위원회는 이날 엡스타인 유산 공동집행인 변호사들이 제공했다면서 이 편지를 포함한 엡스타인의 '생일책'을 공개했으며, 부도위치 부비서실장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 생일책에 실린 편지를 트럼프 대통령이 썼다는 보도는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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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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