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방공무기 동나나…러 집중공세에도 美 지원 정체
6월 이후 인도 지연…"러 공세에 무기 상당량 소진, 고갈은 시간 문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방공무기가 고갈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서방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 미 국방부의 군사 원조 검토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인도가 지연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미사일·드론 공격을 확대할 경우 우크라이나 방공부대는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방공물자 공급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무기 고갈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무기 공급 지연은 지난 6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게 보낸 메모에 따른 것이다.
당시 콜비 차관은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크라이나의 요청으로 고갈된 미국의 무기 비축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10개 주요 시스템에 대한 준비 태세 검토 후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용 PAC-3 요격기, 스팅어 휴대용 방공 시스템 수십 대, 정밀 유도 포탄, 헬파이어 미사일 100기 등의 우크라이나 인도를 일시 중단했다. 이후 재개되긴 했지만 지연됐고, 예상보다 적은 양의 무기가 인도됐다.
이 같은 상황이 특히 우려되는 것은 '우크라이나 안보지원 이니셔티브'(USAI)에 따라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조달되는 미사일은 간헐적으로 생산되면서 생산과 인도 사이에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사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도시를 향해 진격을 강화했고, 지난 7일엔 전쟁 발발 후 최대 규모의 공중전을 가했다. 드론 805기, 미사일 13기를 동원한 공격에 우크라이나에서 총 4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방공 물자 부족을 호소해왔지만, 러시아의 공습 강화로 그 우려는 더욱 커졌다. 특히 올여름 집중된 러시아의 공습을 방어하느라 상당량의 무기를 소진했다는 게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러시아가 추운 가을·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시설 공습을 확대함에 따라 우크라이나로선 더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지난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부에 지방 행정부, 기업들과 추가 단·중거리 방공 시스템 조달을 조율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공군과 추가 방공 시스템 가속화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어느 정도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다. 유럽은 지난 8월 미국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간접 지원'에 합의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미국산 무기 구매에 들어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일 유럽 협력국들이 8월에 방공망을 포함해 20억달러(약 2조7천800억원) 상당의 무기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매달 최소 10억달러(약 1조3천800억원)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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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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